김영균 결핵및호흡기학회 이사장 "COPD 아시나요"

김영균 결핵및호흡기학회 이사장 "COPD 아시나요"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3.08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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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숨쉬기 힘든 무서운 질환...흡연자 폐기능 검사 필수"
"흡입기 교육·상담료 신설해야...학회, 민간 결핵관리 주도"

▲ 김영균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이 COPD에 대해 설명하면서 금연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의협신문 송성철
"흡연자의 90%는 만성 폐쇄성 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COPD)을 앓게 됩니다. 기침을 하면서 숨이 차고, 호흡이 곤란한 상태가 돼 고생고생하다 사망하지만 나이들면 생기는 해수병이겠거니 치부하기 십상이죠."

올해부터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이사장을 맡은 김영균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는 "세계 사망원인 3위, 국내 7위를 차지하는 무서운 질환이지만 흡연자의 70∼80%가 COPD에 대해 모를 정도로 인식이 낮다"며 "COPD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폐기능검사를 받는 사람도 적고, 치료율도 낮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COPD는 흡연 등을 통해 유해한 입자나 가스가 폐 기관지 끝에 달려있는 허파꽈리에 비정상적인 염증 반응이 나타나면서 폐기능이 떨어지고, 공기 소통이 잘 되지 않아 숨찬 증상이 나타나는 폐기종이 대표적이다. 1년 중 3개월 이상 기침·가래·호흡곤란 증상을 보이는 만성기관지염도 COPD로 분류된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국민건강영양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COPD 환자를 추계한 결과, 40세 이상 성인의 약 10%(16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로 파악한 병원 진료 환자는 14만 1782명에 불과, 91%의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폐렴에 걸렸을 때 COPD 환자냐 아니냐에 따라 사망률에 큰 차이가 납니다. 금연과 함께 인플루엔자·폐렴구균 예방접종을 하면 사망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

김 이사장은 "초기에는 증상이 별로 없기 때문에 숨 쉬기 힘들어 병원을 찾을 때는 이미 폐 기능이 상당히 나빠진 상태"라며 "한 번 나빠진 폐는 다시 좋아지지 않기 때문에 평생 호흡이 곤란한 상태에서 외출은 물론 혼자 식사하기가 어려운 상태가 되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담뱃갑 경고그림에 COPD 질환을 추가하고, 폐기능검사를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항목에 포함해야 합니다. 흡입기 사용과 건강관리에 대한 교육·상담료도 신설해야 합니다. 조기에 진단을 받지 못하거나 치료받지 않는 COPD 환자로 인해 소모되는 의료비를 비롯한 사회경제적 손실 비용은 천문학적이지만 조기에 검사하고 진단하고 관리하는 비용은 아주 적기 때문이죠."

김 이사장은 인터넷과 신문·방송 등을 통해 과학적인 검증을 거치지 않은 온갖 호흡기질환 치료법이 난무하고 있는 데 대해 우려했다.

"진료를 하다보면 SCI 학술지에 발표한 동물실험 결과를 이용해 COPD는 물론 특발성 폐섬유화증(IPF)까지 치료한다는 홍보에 솔깃해 돈만 날리고, 치료 시기를 놓쳐 악화된 환자를 종종 접하게 됩니다. 환자와 의사 모두 치료용 약과 위약을 알리지 않고, 제3자인 판정자만이 알 수 있도록 설계한 이중맹검법(double blind test)과 임상시험을 통해 검증받지 않은 약이나 치료법에 넘어가선 안 됩니다."

올해 COPD 진료지침도 개편할 계획이다. 근거중심의학 연구를 통해 검증한 COPD진단과 의약품과 치료법 선택 등을 한국적 진료 현실에 맞게 제시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학회의 양대 사업 중 하나인 결핵에 대해서도 학회가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나설 계획이다.

"국가결핵관리사업(PPM)이 과거 질병관리본부와 보건소 주도에서 민간공동관리 체계로 바뀌면서 결핵 및 호흡기학회를 중심으로 전국 대학병원과 2차 병원을 비롯한 민간에서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 김 이사장은 "과거 5년마다 실시하던 실태조사도 TB-NET을 통해 거의 실시간으로 보고되고 있다"면서 "결핵 신환은 최근 3년간 8∼9%가량 줄어들면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COPD 알리기, 학회지 <Tuberculosis and Respiratory Diseases>의 SCI 학술지 등재, 13개 연구회 및 7개 지회와의 소통 강화 등을 중점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SCI 학술지 등재는 학회는 물론 1500여 회원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힌 김 이사장은 "임기 내에 등재를 하지 못하더라도 차근차근 준비과정을 밟겠다"고 언급했다.

연구회와 지회 간 소통 강화를 위해 학회 홈페이지도 모바일 환경에 걸맞게 개편키로 했다.

"호흡기질환과 결핵에 대해 널리 알리기 위해서는 연구회와 지회가 활발히 교류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연구회와 지회에서 활동하는 모든 임원이 현장에서 국민에게 한 발 다가갈 때 낮은 인지도 문제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 이사장은 "COPD 환자의 거의 대부분이 흡연자"라며 "100세 시대 인간다운 삶을 위해 당장 금연부터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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