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경험 살린 '서비스 디자인' 접목해야"

"환자경험 살린 '서비스 디자인' 접목해야"

  • 고수진 기자 sj9270@doctorsnews.co.kr
  • 승인 2017.03.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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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 지식경영세미나 19일...5회 성공 세미나로 자리잡아

▲ 본지 주최로 19일 'KIMES 2017' 에서 열린 '제 5회 의료인을 위한 지식경영 세미나-의사, 서비스 디자인을 만나다'에 참석한 의료인들이 발제자의 발표를 경청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최근 병의원에서는 환자의 경험을 반영해 고객 관점에서 서비스를 혁신하는 '서비스 디자인'이 화두다. 그렇다면 병의원에서 서비스 디자인을 어떻게 접근할 수 있을까.

<의협신문>은 엠비에이코리아와 공동으로 19일 KIMES 2017에서 '제5회 의료인을 위한 지식경영 세미나-의사, 서비스 디자인을 만나다'를 마련했다.

의협신문 지식경영 세미나는 5회까지 꾸준히 성장해왔다. 이번 5회에서는 190여명이 참석해 의료인을 위한 세미나로 성공적으로 자리잡았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은 "의협신문 지식 경영 세미나는 2013년 처음 세미나를 마련하고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며 "서비스 디자인 분야가 아직은 생소하지만, 이번 세미나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귀한 시간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작지만 변화하는 일 시도...환자 목소리에 집중해야

▲ ⓒ의협신문 김선경
세미나에서 구정하 가톨릭대 의료경영대학원 교수(디자인케어 대표)는 "과거와 달리 환자는 능동적으로 병원을 선택하고 변화한 만큼, 병의원에서도 의료서비스를 개발하고 개선해 환자경험을 향상시키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자경험은 환자가 질병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겪는 감각·시간·관계적인 모든 일과 그것을 통해 얻은 생각과 감정·행동이다. 이처럼 환자경험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이기 때문에 환자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하며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환자를 관찰하고,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사례를 보면,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에서는 환자·보호자·병동 및 외래 간호사·흉부외과의사가 모여 '어떻게 하면 다인실 입원환자가 행복한 입원생활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이들은 논의 끝에 '입원생활 다이어리'를 만들었다.

입원생활 다이어리는 환자가 어떤 진료를 받는지 상세하게 알려주고, 환자의 일기는 물론 입원했던 주변 환자의 롤링페이퍼 등을 작성해 입원생활의 전체 모습을 기록할 수 있게 했다. 이 다이어리는 퇴원 후에도 살펴보며, 건강을 지킬 수 있게 해주고 환자 경험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서울시 동부병원에서는 '환자 존중형 외래 진찰실'에 서비스 디자인을 논의했다. 기존 외래실은 의사는 큰 의자에, 환자는 등받이 없는 스툴에 앉았다. 또 의사의 얼굴은 모니터에 가려져 환자는 잘 안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동부병원은 논의 끝에 진료실을 변화했다. 탁자형 테이블에서 의사와 환자, 보호자가 같은 의자에 앉아서 편안하게 진료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변화로 환자는 경직된 상태가 아닌 편한 마음으로 환자 자신의 얘기를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다.

구 교수는 "최근 의료와 의학교육은 서비스 디자인을 통해 환자경험에 집중하고 있다"며 "서울의대는 올해부터 본과 2학년을 대상으로 의료서비스 디자인 과목을 개설했다. 작지만 변화하는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구정하 가톨릭대 의료경영대학원 교수(디자인케어 대표)가 병의원에서 필요한 의료서비스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이와 함께 의료진도 작지만 새로운 일을 과감하게 시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새로운 일을 하면서 변화하는 환경을 받아들일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이후 환자의 목소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의사 혼자 강압적으로 일하기 보다는 병원 직원이 함께 일하면서 환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감'의 기술로 환자 마음 읽는 서비스 디자인

이날 세미나에서 오영미 텐지노 대표는 '공감'의 기술을 통한 의료 서비스 디자인을 시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 대표는 "이제는 기존의 방식을 달리해야 할 때"라며 "환자들이 왜 불편해 하는지를 파악하고 그들의 의견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응급실 사례를 보면, 응급실에 있는 환자나 보호자는 접수부터 진료 대기까지 막연한 불안감에 있으며 혼란을 겪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환자의 혼란을 줄이고, 의료진이 지속적으로 진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서비스 디자인을 고민했다.

▲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의협신문 지식경영 세미나에는 약 190여명의 의료인 및 보건의료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응급실의 문제를 파악한 결과, 기존에 응급실 진료안내 리플렛의 경우 보호자 대기실이나 원무과 게시물에서 볼 수 있으나, 응급상황에 처한 환자나 보호자는 리플렛을 꼼꼼하게 읽어보는 경우가 드물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플렛 대신 각 장소마다 '진료 가이드'를 벽면에 만들었으며, '응급실 진료카드'를 만들어 환자등록부터 입·퇴원 과정까지의 현재 진행상황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매 단계마다 의료진의 확인을 받으면서 본인의 진료 단계를 확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응급과 비응급 환자를 환자 손목에 띠로 구분해 의료진도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게 했다.

오 대표는 "서비스 디자인을 적용해 변화했더니 환자들은 진료카드를 버리지 않고 가지고 다니면서 혼란과 불안함을 최소한으로 느꼈다"며 "이처럼 의료진 입장이 아니라 고객인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서비스 디자인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자 원하는 욕구에 맞춰...전 직원 적극 참여

실제로 환자가 원하는 욕구에 맞춰 서비스 디자인을 실행하는 병원도 있다.

김준배 서울나우병원장은 "환자는 설명과 재미와 함께 동참하길 원한다"며 "환자에 맞춘 서비스로 새롭게 개선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원하는 환자에게 진료 시 필요한 운동법을 SMS로 전송한다. 또 MRI나 초음파 등의 검사 영상과 마취를 포함한 수술 과정 전반을 설명하는 영상을 사전에 제공해 수술을 미리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수술 과정에 궁금해하는 보호자에게도 수술 과정 영상과 함께 설명하는 서비스를 진행한다.

▲ ⓒ의협신문 김선경
이밖에 병원 내 휴게공간에서 세라밴드 운동법을 비치해 언제 어디서나 재활 운동을 할 수 있게 하고, 건강정보를 얻을 수 있는 도서관을 운영 중이다.

김 원장은 "서울나우병원에서는 하트 수혈팩, 소아 엑스레이 촬영보조 장치, 수술환자 사골국 서비스, 입원환자에 웰컴선물 등을 제공한다"며 "이런 방안은 직원의 아이디어로 만들어졌다. 직원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병원을 새롭게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세미나에서는 ▲김남형 계원예술대 교수의 '인간을 위한 관점과 가치를 만드는 서비스 디자인' ▲엄중식 가천의대 교수의 '의료기관이 반드시 알아야 할 감염관리' 등의 강의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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