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안암병원, 리니악 최신버전 국내 첫 도입
디지털 플랫폼으로 정확성 및 안정성 높여
고대안암병원은 방사선 암치료 선형가속기 리니악(VitalBeam) 최신기종을 국내 첫 도입했다. 리니악은 3차원 입체영상으로 암세포를 추적해 고에너지 방사선을 조사함으로써 암세포를 제거하는 장비다. 이번에 도입한 VitalBeam 버전은 복잡한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최상위 버전으로, 첫 진료는 4월부터다.
27일 본지와 만난 김철용 교수(방사선종양학과)는 "방사선 치료 옵션이 확장돼 머리, 목, 폐, 흉부, 복부, 간의 치명적인 암까지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영상유도방사선치료(IGRT), 세기조절 방사선치료(IMRT), RapidArc 방사선치료기술, 선량-체적간 히스토그람 예측 등 고차원적 치료가 가능하다"라며 "정교한 움직임을 감지해 호흡에 따른 방사선 조사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폐암처럼 종양의 움직임이 중요한 장기에도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도입이 큰 의미를 지니는 이유는 리니악 '플랫폼' 변경이 이뤄졌기 때문.
동석한 이석 교수(방사선종양학과)는 "컴퓨터로 따지면 운영체계가 달라진 것이다. 거의 모든 구성요소들이 디지털화됐다. 굉장히 획기적인 변화"라며 "모든 걸 모니터에서 컨트롤 할 수 있다. 치료가 굉장히 정확해지는 동시에 조금의 오차에도 경고가 뜬다"라고 했다.
치료시간도 기존보다 줄어, 10∼20분 정도 걸리던 치료를 5분 이내에 끝낼 수 있다. 치료 전은 물론 치료 도중에도 3차원 이미지를 생성함으로써 정밀한 암 치료가 가능해졌다.
3차원 고화질 영상 역시 이전보다 60% 빠르게 생성할 수 있으며 엑스레이 선량도 25% 적게 사용한다. 무엇보다도 대부분의 특수치료는 보험급여가 적용돼 환자들의 부담이 적다.
이 교수는 "정확도가 높고 안전성이 보장되며 보다 정교한 영상작업과 치료가 가능해졌다. 치료하기 전과 후, 치료 중 환자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며 "투과돼 나오는 방사선량 정보를 통해 환자 몸에 조사된 방사선량을 정확하게 알 수 있다. 피폭량도 적다"고 했다.
피폭에 대한 두려움은 방사선치료의 가장 큰 장벽이다.
김철용 교수는 "많은 환자들이 암을 앓고 있음에도 방사선치료를 받아야 하는지 고민한다"라며 "미국에서는 암환자 10명 중 7명이 방사선치료를 받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4∼5명꼴로 적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리니악 등 기술발전으로 피폭은 적게 하고, 방사선 조사 간격은 줄여 일반조직의 손상도 최대한 막게 됐다.
김 교수는 "암조직과 정상조직간 간격을 1cm, 혹은 5mm만 떨어뜨려도 치료 가능하다. 이때 일반조직은 암조직에 조사되는 선량의 10∼20% 수준만 받는다"라며 "방사선치료는 국소치료의 가장 기본이자 외과수술의 보완책이다. 수술을 할 수 없는 치료나 두경부와 뇌간 등 수술하기 어려운 부위 등에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운영시스템은 그 한계가 있어서 못하던 것을 이번 리니악 플랫폼 변경으로 인해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IT기술 발달로 방사선종양학과 의사들의 꿈이 해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