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공문 보내 "비윤리적 행위 삼가"
"학술지 인위적 인용 행위 학문적 자율성 침해"
국내 의학 학술지의 의도적 인용지수(impact factor) 늘리기 행태가 드러나 의학계에 파문이 일고 있다. 대한의학회는 학술지 참고문헌 인용 장려 행위가 '비윤리적'이라는 공식 입장을 표명하며 진화에 나섰다.
앞서 의협신문은 3월 24일 'A학회, SCI 등재 위해 인용 장려금 내걸어', 4월 1일 '학술지 IF 늘리기…학회들 윤리 불감증 심각' 등 제하의 기사를 통해, 대한통증학회가 논문 저자들에게 사례금을 내걸고 자학회의 학술지를 참고문헌에 올려줄 것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통증학회 뿐만 아니라 국내 대다수 의학 학술지들도 사례금을 주는 방식의 인용 장려정책을 펴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파장이 확산되자 대한의학회는 3일 '학술지 참고문헌 인용 장려제도에 관한 대한의학회의 입장'을 발표하고 단속에 나섰다.
의학회는 이날 산하 학회에 발송한 공문에서 "최근 우리 회원학회 중 한 학회의 학술지에서 인용 장려금을 지급한다는 사실이 언론기관에 알려지면서 의학계 뿐 아니라 학계에 큰 파문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논문에 인용하는 문헌을 선택하는 것은 저자의 학술적인 견해에 따라야 하며 이는 저자의 학술적인 자율권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위적으로 특정 학술지를 참고문헌에 올리도록 하는 행위는 저자의 학문적인 자율성을 침해할 뿐 아니라 국제학계에서는 편집인 윤리에 어긋나는 비윤리적인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학회는 "이 문제는 한 학회의 학술지에 그치지 않고 국내 학술지 전반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도 상실을 가져오기 때문에 '인용 장려금'을 비롯한 비윤리적인 인용 장려 행위를 해서는 안될 일"이라고 분명히 했다.
또 "현재 학계에서는 SCI 영향력지수에 대한 획일성과 지나친 계량화로 인해 학술지와 연구논문을 평가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 제시되고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이러한 사정을 감안해 이번 일을 계기로 회원학회에서는 학술지 발간에 있어 윤리성을 제고하는 계기로 삼아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의학회는 "다만 대한의학회 산하협의회인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에서는 전반적으로 국내 학술지 인용이 적다고 판단해 국내학술지를 가급적 많이 인용하자는 취지의 캠페인을 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학술지 존중의 차원에서 인용을 격려하는 것이며 이 정도의 학회 차원 인용 장려 활동은 가능하다"고 권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