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 표준화 없이 인공지능·빅데이터 시대 못 열어

용어 표준화 없이 인공지능·빅데이터 시대 못 열어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4.0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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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진단·수술 용어 분류... '환자 안전·의료 질 향상' 필수 요소
강성홍 대한의무기록협회장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명칭 변경 추진"

▲ 강성홍 대한의무기록협회장(인제대 교수·사회과학대학 보건행정학과)
"한국에도 IBM의 왓슨이 도입되면서 본격적인 인공지능(AI) 시대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영어와 의학용어를 기반으로 개발한 AI가 한글까지 이해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이해할 수 있는 용어로 환자의 진료정보를 다시 입력하지 않으면 의미 있는 진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강성홍 대한의무기록협회장(인제대 교수·사회과학대학 보건행정학과)은 7일 코엑스 오디토리엄에서 열린 제78차 춘계학술대회에서 "용어를 정확하고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면 잘못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고, 잘못된 의사결정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될 수 있다"면서 "정확하고 표준화된 용어와 데이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AI와 빅데이터로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은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대한의무기록협회와 대한보건정보관리학회·중소병원위원회는 이번 학술대회 주제를 '4차 산업혁명시대의 보건정보관리 발전 전략'으로 정하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시대를 열기에 앞서 반드시 선결해야 할 용어 통일과 표준화 문제를 집중 조명했다.

의무기록사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보건복지부 장관이 면허를 관리하고 있다. 주된 업무는 의료기관에서 질병 및 수술 분류, 진료기록의 분석·진료통계, 암 등록, 전사 등 각종 의무에 관한 기록 및 정보를 유지·관리하고 이를 확인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강 회장은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해 '의무기록사'를 의료 빅데이터 분석 및 관리 업무 전문가로 전환하기 위해 '의료정보관리사'로 확대·개편키로 방향을 정했다"면서 "의무기록협회도 시대 흐름에 부응해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 명칭을 바꾸고, 역할을 새로 정립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무기록이 완전하지 않으면 의료진이 잘못된 의사 결정을 내릴 수 있고, 환자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의무기록이 부실하면 제대로 치료하고도 요양급여비를 인정받지 못해 병원 매출의 10∼15% 가량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됐습니다."

강 회장은 "기본적으로 진단·수술 용어는 한국표준사인분류(KCD-7)·국제질병분류(ICD-10)·종양학 국제질병분류(ICD-O-3)·미국암연합위원회 분류(AJCC-7) 등에 따라 분류해 사용하고 있지만 병원 마다 진료의 특성을 반영해 사용하다보니 용어는 물론 분류체계가 다른 실정"이라며 "표준화부터 이뤄지지 않으면 진료정보 공유와 통합관리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요양급여 청구를 위한 보험코드 역시 임상 현장과 차이가 있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확보하고 있는 빅데이터도 국제사회에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임기 동안 보건의료 데이터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고, 의무기록사가 빅데이터와 AI 시대에 걸맞는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서 전문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질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에 집중할 계획입니다."

"2018년 국제질병분류 개정판(ICD-11) 도입과 한국형 AI 시스템 개발에 발맞춰 협회 산하에 연구소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강 회장은 "보건의료정보관리사로서 4차 산업 혁명 시대에 걸맞는 전문성을 확보하고, 질적인 발전을 위해 질병분류·데이터 질관리·데이터 분석·의료정보관리 등 세부 분야별 전문가도 양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강 회장은 "의무기록사 면허 취득자 2만 2000여 명 중 협회에 회비를 내고 정식으로 신고한 회원은 5000여명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의무기록실 외에 원무·행정·민간보험·공공기관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한 회원들을 아우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7일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의무기록협회 춘계학술대회에는 전국에서 1100여명의 회원이 참여했다. 의무기록협회 총회 개회식에 참석한 주요 인사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7일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 보건정보 관리 발전 전략을 모색하기 위한 ▲4차 산업혁명과 의료정보학의 발전 동향(최병간 부산대병원 의료정보센터장) ▲인공지능과 의료데이터 분석-보건정보 관리자의 역할 변화(정규환 뷰노 CTO)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개발과 의무기록사의 역할 변화(임미선 서울대병원 의무기록팀장) ▲진료정보 교류를 위한 기초코드세트 구축(정지영 길병원 의무기록실 과장) ▲의무기록사 전문자격제도 도입과 시범교육 과정(김선자 서울아산병원 AGS평가실 부장) ▲국가 감염병 감시체계(이동한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감시과장) ▲신포괄지불제 교육자료 개발 사업(조혜경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 응급의료평가팀 선임연구원)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사업(정규원 국립암센터 암등록사업과장) 등의 발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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