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지않은 불확실성과 비용 절감 효과 고려
대웅제약의 글로벌 진출방식으로 자리잡나?
대웅제약은 왜 신약이 아닌 제네릭으로 메이저 제약시장인 미국에 진출했을까?
대웅제약이 항생제 '메로페넴'이란 제네릭으로 이달부터 미국에 제품을 발매해 관심을 끌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를 통한 기술수출 방식이나 신약을 개발해 공략하는 방식보다 제네릭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대웅제약의 수출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대웅제약이 제네릭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면 새로운 시장, 특히 미국처럼 의약품 허가가 까다로운 시장에 들어갈때 발생할 수밖에 없는 부담스러운 불확실성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신약의 경우 개발까지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되지만 시장에서 살아남는 것 역시 만만치 않은 일이다. 특히 치료대상, 안정적인 시장을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제네릭의 경우는 이미 오리지널약 시장이 있어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시장규모까지 정확히 예측할 수 있어 불확실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대웅제약에 따르면 미국의 메로페넴 계열 항생제 시장 규모는 한 해 1억4500만달러(2015년 기준)로 추산된다. 오리지널약인 아스트라제네카의 '메렘'과 제네릭 4개가 출시돼 있어 메로페넴까지 가세하면 6파전이다.
대웅제약은 최근 몇년 동안 미국의 메로페넴계 시장이 수급불안을 겪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6개의 제네릭의 적정한 수준으로 시장을 나눌 수 있는 우호적인 환경으로 보는 근거다.
새로운 계열의 고지혈증 치료제 PCSK9 억제제가 스타틴과 차별되는 시장을 만들려고 고군분투하는 최근 상황을 볼때 이미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제네릭으로 미국 시장에 진출하는 전략은 나름 매력적이다.
신약이면 반드시 겪어야할 3상 임상시험 등을 하지 않아도 돼 천문학적 비용을 절감할 수도 있다. 제네릭의 경우 오리지널약과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성시험)을 통해 효과가 같다는 점을 입증하면 된다.
메로페넴은 더욱이 주사제이다. 체내에 직접주사되는 주사제의 특성상 생동성 시험마저 거치지 않는다. 미국FDA가 요구하는 국제 규격의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 메로페넴을 수출하면서 3상 임상시험과 생동성시험 면제 등으로 얻는 비용절감 효과는 드라마틱하다.
미국 FDA가 요구하는 cGMP 인증을 받은 해외공장으로 생산을 외주화한 것과 미국 의약품 판매망이 탄탄한 현지 파트사가 공급을 맡는 점 역시 대웅제약의 어깨를 가볍게 하고 있다.
다만 메로페넴이 대웅제약의 브랜드를 달고 발매되지 않은 것은 아쉽다. 미국에 한국 제약사의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성공적인 진출을 위해 다양한 고려 끝에 파트너사의 이름 아래 수출하는 방안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대웅제약의 보톨리눔톡신 '나보타' 역시 메로페넴의 미국 진출 전략과 궤를 같이 한다.
대웅제약은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보톡스'가 만들어 놓은 29억달러(2018년 예상치) 수준의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시판승인 과정을 밟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특성상 임상 3상 시험을 해야하지만 기존에 확보된 오리지널 시장을 공략한다는 점은 메로페넴과 같다.
이종욱 대웅제약 부회장은 "한국 제약사의 규모를 봤을때 적지않은 불확실성과 비용을 덜기위한 제네릭 진출 전략은 매우 효과적"이라며 제네릭을 활용한 글로벌 진출 전략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