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인 의사'들의 고투…그 안에 남은 흔적들

'시인인 의사'들의 고투…그 안에 남은 흔적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7.06.1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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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사시인회 다섯 번째 사화집 '그리운 처방전' 출판기념회

 
'의사인 시인'보다는 '시인인 의사'들이 모여 있는 '한국의사시인회'의 다섯 번째 사화집 <그리운 처방전>이 출간됐다.

한국의사시인회는 10일 오후 5시 서울역 티원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사화집 출간을 자축했다.

김승기 회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예술의 생명은 독특함이다. 우리는 늘 불같이 뜨겁고 장마같이 습한 비탈의 언어들 속에 있다. 독특함은 자신만의 고유의 불립문자를 언어화하는 개성의 뒷면이고, 이는 곧 창조에 다름 아니다. 의업에 충실하다보면 생생한 불립문자들이 주위에 널려 있고, 굳이 독특함을 찾아 나설 필요가 없다. 이는 한국의사시인회가 한국 시단에서 색다른 면을 보여줄 수 있는 잠재력이고 필요 이유일 것"이라고 <그리운 처방전>의 출간 의미를 전했다.

내빈으로 참석한 김금미 대한의사협회 공보이사는 사화집 출간에 축하를 전하고 의사시인 작품의 <의협신문> 게재와 함께 시에 대한 저변 확대·시작 활동 활성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한국의사시인회는 10일 다섯 번째 사화집 <그리운 처방전>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를 축하하기 위해 제주도에서 참석한 황학주 시인은 "시인이 의사를 보증해주지 않고, 의사가 시인을 보증해 주지 않지만 이 책의 시편들 전면 혹은 배면에 떠오르는 직업과 연관된 많은 이미지와 감각, 기억들은 인간의 결핍과 흠에 대한 고투이며, 몸이 진단되는 순간 언어의 살갗이 파헤쳐지는 노역장이다. 이 사화집에는 의학적 공간과 서정적 공간의 좌표들이 협업해 의미 있는 모종의 너와 나 사이를 유동하는 저마다의 별자리가 그려져 있다"며 <그리운 처방전>에 대한 마음을 옮겼다.

이와 함께 이날 행사에서는 김세영 전 의사시인회장에게 감사패가 전달됐으며, 시인들의 잔치답게 김완·김연종· 서화·박언휘·김승기·이용우·박권수 시인 등의 시낭송이 이어졌다.

'시인 의사'들은 다른 시인들이 접하지 못하는 독특한 세계를 갖고 있다. 의사라는 직업은 항상 가파른 비탈에 서 있는 환자들을 접하고, 그들이 서 있는 경사를 펴서 편편하게 만드는 것이 책무다. 그 고투 가운데 다른 이의 삶에 이웃하고 위로하며 의업에 대한 스스로의 다짐을 이어간다. 생로병사의 현장을 지킬 수밖에 없는 '시인 의사'들. 색다른 시선, 독특한 시어에 삶과 죽음의 경계를 지키는 숙명은 자연스럽게 한국 시단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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