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봉사자 20%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세월호 참사 봉사자 20%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7.07.05 14:41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진도주민 16%도 PTSD 경험...정신건강 돌봄 서비스 필요
전남대병원 이주연 교수팀, 진도주민 설문조사 국제학술지 발표

▲ 지난 4월 16일 전남 진도 팽목항(진도항)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3주기 '기다림과 희망'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추모 풍선 날리기를 하고 있다.<사진=전남도청>.
세월호 참사 당시 자원봉사에 참여한 진도주민의 20%가 외상후 스트레스장애(PTSD)를 앓고 있다는 연구보고가 나왔다. 참사 현장을 지켜본 주민의 16%도 이같은 증세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연 전남의대 교수(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는 국제학술지 <통합정신의학(Comprehensive Psychiatry)> 최근호에 '세월호 참사동안 주민 자원봉사자들의 외상후 스트레스장애와 관련된 요인'을 발표했다.
 
이 교수팀은 세월호 참사 한 달 후인 2014년 5월부터 한 달간 자원봉사에 참여한 진도주민 756명을 포함해 2,298명(남성 1,144명·여성 1,154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결과, 팽목항(진도항)에서 자원봉사에 참여한 주민의 20%(151명)는 뚜렷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를 보였으며,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일반 주민보다 훨씬 높았다.
 
세월호 참사 현장을 지켜본 진도주민의 16%(362명)도 사건이 반복적으로 생각나고, 쉽게 놀라는 등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을 보였다. 성별로는 남성 161명, 여성 201명이 증세를 보여, 여성이 남성보다 다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주연 교수팀은 "이같은 결과는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큰 사건·사고를 당한 피해자는 물론 주변에서 지켜보거나 도움을 준 사람도 뚜렷한 증세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사람이 전쟁·고문·자연재해·사고 등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후 그 사건에 대한 공포감을 느끼고, 사건 후에도 계속 재경험을 통해 고통을 느끼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교신저자인 김성완 교수(정신건강의학과)는 "세월호 참사의 충격이 매우 크다보니 희생자 가족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돕는 상황만으로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난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는 재난의 피해자 뿐만 아니라 재난 현장의 구조인력이나 자원봉사자들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재난에 노출된 다양한 구성원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과 돌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에서 진도심리지원단장으로 구조대원과 지역주민의 의료지원을 진행한 윤진상 전남의대 교수(전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는 "국가와 지자체는 예고 없이 발생하는 다양한 재난사고의 광범위한 영향을 대비해 정신건강 지원인력과 서비스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