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량권 일탈·남용 판단...300만 원 미만 경고 처분해야
서울행정법원, 보건복지부 2개월 면허자격정지 처분 취소 판결
서울행정법원은 최근 A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사면허 자격정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2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2011년 10∼12월까지 B제약에서 의약품 채택·처방 유도 등 판매촉진을 목적으로 현금 132만 원을, 2013년 1월경 20만 원 상당의 물품을 제공받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서부지방검찰청 검사는 2016년 8월 26일 A씨에 대해 의료법 위반 사실은 인정되지만 초범이고, 수수금액이 300만 원 미만인 점 등을 참작, 기소유예 처분했다.
보건복지부 장관은 검찰의 처분을 토대로 구 의료법과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에 근거, 2016년 10월 26일 2개월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했다.
과거 의료법 시행규칙과 행정처분 규칙은 경제적 이익 수수 금액이 300만 원 이하라도 2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하도록 했으나 2013년 4월 1일부터 새로 규정이 개정되면서 경고 처분이 신설됐다.
보건복지부는 "시행규칙을 개정한 2013년 4월 1일 이전의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종전의 규정에 따라야 한다"며 2개월 자격정지 처분을 고수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시행규칙 개정 이전의 위반사항은 종전 규정을 따라야 한다"면서도 "경제적 수수액이 150여만 원에 불과하고, 경제적 이익 수수로 의약품 처방을 달리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새로운 규범 상태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의 정도를 정할 때 참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지적한 재판부는 "처분의 집행으로 원고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처분의 집행을 정지할 경우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면서 "판결 선고 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직권으로 처분의 집행을 정지한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