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후보자, 가시밭길 청문회 넘어 복지부 입성?

박능후 후보자, 가시밭길 청문회 넘어 복지부 입성?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7.07.1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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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이례적 1박 2일 청문회...야당 "도덕적 흠결 화수분" 맹비난
여당, 대선공약 이행 예산확보 총력 당부...21일 임명 여부 분수령

▲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8일 인사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목이 타는지 물을 마시고 있다.ⓒ의협신문 김선경
곤혹스러웠던 1박 2일 인사청문회를 끝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오는 21일 이후 장관으로 취임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은 위장전입·세금탈루·논문표절 등 박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면서 자진 사퇴까지 언급했고, 여당은 문재인 정부의 보건복지공약 실천을 위한 예산 확보 대책에 관해 확인했다.

18일 오전 10시 30분경 시작된 인사청문회는 자정을 넘겨, 인사청문회로는 이례적으로 차수 변경까지 해가며 19일 오전 2시경 종료됐다. 자유한국당·국민의당 등 야당 보건복지위원들은 박 후보자의 자질과 답변 태도를 문제 삼으며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박 후보자는 자신이 국회의원이던 은사의 당선을 돕기 위해 부산으로 위장전입한 의혹, 경기대 교수 시절 외부 자문료를 신고하지 않아 김영란법을 위반하고 소득세를 내지 않은 의혹, 배우자가 작업실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농지법과 건축법을 위반한 의혹 등에 대해서는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만 논문표절 의혹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재직 시 인사 특혜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박했다.

청문회 막판, 자유한국당 강석진 의원이 제기한 청와대 인사검증 당시 스스로 작성한 '인사청문 후보자 사전질문서'에 10여 개 항목을 거짓으로 표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상당 부분 관련 법이나 규정을 잘 몰라서 그렇게 기재했다는 취지의 답변으로 야당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일례로 박 후보자는 사전질문서에 교통사고 이력 관련 항목에 '없다'라고 표기했지만,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은 박 후보자의 뺑소니 의혹을 제기했다. 박 후보자는 자신의 입장을 해명하다가, 김 의원에 거듭되는 질의와 질타에 거짓 표기 사실을 마지못해 인정했다.

김 의원이 공개한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박 후보자는 지난 2015년 12월 11일 저녁 경기 수원시 팔달구 소재 호텔 지하주차장에서 주차를 하던 중 주차돼 있던 차량과 접촉사고가 있었음에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당시 대학원장으로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해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리를 떴다가 학생들과 식사를 하고 내려온 기억이 있다. 식사를 하고 돌아와 보니 피해자 차량은 없었고, 추후에 피해자가 CCTV를 통해 확인해 조치를 완료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박 후보가 교통사고를 내고 자리를 아무런 연락처도 남기지 않고 자리를 뜨는 것은 굉장히 비양심적인 행동이며, 대물 뺑소니에 해당한다"며 "공직자로서 준법의식을 의심케 한다. 장관 자격이 없으니 사퇴하라"고 일갈했다.

결국 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하면서 (지난 이력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됐고, 일부 불찰이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더욱 성찰해 법을 준수하도록 하겠다"면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오제세·권미혁·기동민·남인순 의원 등은 복지전문가로 평가받는 박 후보자가 보건의료정책 및 제도에 대한 지식과 격륜이 부족하다는 점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는 한편 문 대통령의 보건복지 대선 공약 실현을 위한 120조가량의 예산 확보 대책을 반복해 확인했다.

여당 의원들은 특히 보건복지부가 업무 수행과 예산 확보 측면에서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경제부처에 휘둘리는 형국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하면서, 보건복지부 수장으로서의 독립성과 예산 확보를 위한 확고한 의지와 노력을 당부했다.

박 후보자는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되면 문 대통령 공약 실현과 보건복지부의 소관 업무를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예산 확보할 능력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런데도 여당 의원들은 약속한 예산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장관직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압박하며, 예산 확보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한편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친 보건복지위원회는 오는 21일 전체회의를 열어, 박 후보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를 의결할 예정이다. 여야 국회 관계자들은 인사청문회 현장 분위기와는 달리, 박 후보자의 보고서 채택을 기정사실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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