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8살 예쎄 양 세 차례 수술받고 건강 회복
사회복지사업본부 후원 팔걷어...베스티안병원 수술비 후원
예쎄 양은 지난 해 8월 집 앞 마당에서 놀다 펄펄 끓는 솥에 거꾸로 넘어졌다. 머리·얼굴·어깨에 2∼3도 화상을 입었지만 병원은 커녕 약 조차 변변치 않았다.
달리 치료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고통에 신음하는 예쎄 양의 안타까운 소식은 20년 째 탄자니아에서 선교 활동을 벌이고 있는 방경순 선교사 부부에게 전해졌다.
방 선교사 부부는 예쎄 양이 화상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도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탄자니아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경비도 경비려니와 한 번의 수술로 치료가 끝나는 게 아니라 상처가 아무는 시간을 지켜보며 여러 번 피부이식 수술을 진행해야 하는 까닭에 선뜻 도움을 주겠다는 단체나 병원을 찾기 어려웠다.
올해 초 치료가 시급한 예쎄 양의 안타까운 소식을 접한 베스티안재단(이사장 김경식)이 예쎄 양의 손을 잡기로 했다. 여러 후원자들이 십시일반 예쎄 양을 돕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비자가 발목을 잡았다. 탄자니아 국회의원인 HONGOLI 씨가 나선 끝에 입국 시기를 앞당겼다.
사고 후 6개월이 흐른 지난 2월 한국을 찾은 예쎄 양의 상태는 심각했다.
화상부위의 상태를 확인한 오석준 베스티안서울병원 소장은 "별다른 치료 없이 그대로 방치됐더라면 환부가 피부암으로 진행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베스티안 서울병원 의료진을 주축으로 예쎄 양의 화상치료팀이 꾸려졌다. 6개월에 걸쳐 총 세 차례의 수술과 치료가 진행됐다.
설수진 베스티안재단 사회복지사업본부 대표는 건강을 회복한 예쎄 양을 축하하기 위해 기념 파티를 열었다.
치료를 받은 동안 틈틈히 한국 문화를 익힌 예쎄 양은 5곡의 한국 노래를 불렀다. 설수진 대표와 의료진 등에게 손수 쓴 감사의 편지와 그림도 전했다.
예쎄 양은 또렷한 한국어로 "화상을 치료해 주셔서 감사하고, 커서 훌륭한 사람이 되어 한국에 꼭 오겠다"고 말했다.
최재명 선교사는 "예쎄의 미소를 찾아준 재단에 너무 감사하다. 고칠 수 없다고 했는데 깨끗하게 치료된 모습으로 돌아가면 모두 놀랄 것"이라고 밝혔다.
베스티안재단 사회복지사업본부는 예쎄 양을 돕기 위해 방송과 온라인 모금 등을 통해 3800만 원을 모금, 수술비·항공비·체류비 등에 지원했다. 베스티안서울병원도 치료비 5000만원을 후원했다. 외국인 화상 환자 초청은 이번이 세 번째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수진 베스티안재단 사회복지사업본부 대표는 "예쎄가 치료를 잘 받고 건강을 회복해 가족을 만나러 돌아가게 돼 너무 기쁘다. 치료받는 동안 힘들었을 텐데 대견하게 잘 참았다"며너 "예쎄로 인해 우리가 더 감동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베스티안재단은 저소득 화상환자 의료비와 생계비 등의 지원활동도 펼치고 있으며, 아동의 화상 예방을 위해 어린이집을 비롯해 아동·보호자·교사를 대상으로 예방교육 활동도 펼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