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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포토저널리즘이란?
한국적 포토저널리즘이란?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7.09.18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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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주의적 영상 개척 강운구 '네모그림자'전…11월 25일까지
일상속 작가 상상력 더하는 '누군가의 오브제'사진전…10월 14일까지
▲ 랄리벨라, 에티오피아. 2014 ⓒ강운구.

한미사진미술관에서는 한국 포토저널리즘의 한 획을 긋는 사진작가 강운구의 개인전 '네모그림자'전과 함께 '젊은 작가 기획전 2017 선정작가' 성지연·신기철·이동준의 '누군가의 오브제'전을 동시에 선보이고 있다.

먼저 지난 2015년부터 젊은 작가 기획전을 매년 두 차례씩 선보여 왔던 한미사진미술관에서는 올해 상징적인 오브제를 가지고 자기 내면의 감성을 보여주는 작가 성지연·신기철·이동준의 작품에 주목, '누군가의 오브제'전을 연다.

이들은 작품을 소화하는데 있어 '일상의 오브제'를 사진에 담아 자기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을 채택했다.

평범한 물건이 작가의 상상력을 만나 '시각적이고 개념적인 수수께끼'가 됐을 때, 이 물건들은 작가의 사적인 물건을 너머 또 다른 누군가의 감성을 흔드는 '상징적인 오브제'가 돼 관객들과 마주한다.

작가의 이야기를 담아낸 친근한 일상의 오브제…. '지극히 개인적인 컬렉션'은 또 다른 '누군가의 오브제'가 돼 의미의 층위를 넓히고, 보는 이로 하여금 내밀한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유의미한 것이 된다. '누군가의 오브제'전은 10월 14일까지 20층 라운지에서 선보인다.

 

한편, 19층 제 1·2전시실에서는 외국 사진 이론 잣대를 걷어내고 우리 시각언어로 포토저널리즘과 작가주의적 영상을 개척해 가장 '한국적인 질감'의 사진을 남기는 작가로 평단의 평을 받는 사진작가 강운구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작품속 인물들…. 둔탁한 손 그리고 그 사내의 손에 끼워진 짧은 담배, 머리에 물동이를 이고 눈 속을 아이와 걸어가는 아낙네, 지나간 인생을 이렇고 저렇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저마다의 사진에는 다 말하지 않은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대의 삶 속에서 한국 사진의 정체성을 찾는 사진가 강운구…. 그가 2008년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전시한 '저녁에' 이후 9년만에 이번 전시'네모 그림자'로 사진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이번 사진들을 강운구는 그냥 주워 담은 사진들이라고 전한다.

고집스러우리만치 자신의 소신을 그대로 들어낸 이번 사진전에서는 이 땅뿐 아니라 온 세상의 네모와 그림자를 흑백·컬러·아날로그, 그리고 디지털 사진들로 보여준다.

다양한 형식과 색으로 오래도록 모아왔던 사진들은 같은 자리에 있는 듯 변화하는 그림자처럼 세월과 함께 세상을 바라보는 사진가의 반듯한 네모 화면 속에 차곡차곡 담겨 있다.

빛과 그림자는 사진의 본질이다. 화려한 빛 속에 숨겨져 드러나지 않는 그림자는 그동안 우리가 간과해온 진실이기도 하다. 필연적으로 그림자는 나와 동행한다. 그림자는 앞서지도 뒤처지지도 않고 돌아보고 멈춘 그 순간에만 사진에 담을 수 있다.

그 순간을 만나기 위해 작가는 한발치 뒤에서 산책자처럼 차근차근 빛을 관찰한다. 그리고 선택된 찰나 그림자는 한쪽 구석에 수줍게 때로는 화면 가득히 길게 늘어서 실재의 일부가 된다.

바닥에 깔린 그림자는 모두 같아 보이지만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오늘의 그림자는 어제 혹은 내일의 그것이 아니다. 마치 사진이 현재라고 느끼지만 셔터를 누르는 순간 과거가 되는 것처럼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인생의 저녁을 지나는 원로사진작가 강운구…. 그는 여전히 과장되거나 목가적인 아름다운 풍경을 담지 않는다. 다만, 글로 표현할 수 없는 세상을 사진으로 남긴다. 조금씩 발걸음을 옮겨 변화한 세상을 수집하고 서정적 분위기의 풍경을 담지만 현존 그대로를 강조한다. 사각의 네모 속에 한치의 흐트러짐 없이 구성된 화면은 사진가의 눈·생각 그리고 삶이 여전히 변함없음을 증명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강운구의 거친 화면과 그 속에 머물고 있는 이 땅의 사람들을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오히려 밝음 속에 감추어진 그림자의 본질을 보는 사진가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전시는 11월 25일까지 선보이며 140여 점의 사진이 수록된 사진집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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