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선 중등도평가·환자교육·상담 수가 신설돼야"

"건선 중등도평가·환자교육·상담 수가 신설돼야"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7.11.06 13:30
  • 댓글 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톡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자의 약 25%가 중등도 이상...정확한 중등도평가 및 교육 중요
대한건선학회, 산정특례 시행 5개월 맞아 건선치료 정책방향 제시

송해준 대한건선학회장.
중증건선질환 환자들이 지난 6월부터 희귀난치성질환 산정특례 대상에 포함되면서 혜택을 받게 됐지만, 건선환자의 정확한 증등도 평가와 환자의 치료계획을 설계할 때 소요되는 비용(상담료·교육료)이 건강보험수가를 적용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건선학회는 2017 세계건선의 날 기념 기자간담회를 통해 국내 건선환자의 현황과 함께 시행 5개월째에 들어선 중증건선 산정특례제도, 그리고 바람직한 건선치료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소개했다.

건선은 면역 조절기능의 이상이 나타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으로 우리나라 인구의 0.5∼1%에 해당되는 25∼50만명의 환자가 고통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환자들은 피부 병변 자체로 괴로움을 겪으며 사회생활과 생업에 큰 지장을 받을 뿐만 아니라 대사이상 질환 및 심혈관 질환 등 전신적 동반질환으로 이중고에 시달린다.

특히 중증의 건선일수록 동반질환의 발생이 더 증가되는 것으로 밝혀져 조기 진단, 지속적인 치료와 함께 질환에 대한 올바른 교육이 더 없이 중요하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한 분석 연구에서는 인구 10만명당 유병률이 2002년 313.2명에서 2010년에는 453.5 명으로 증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한건선학회는 우리나라 건선환자의 임상 양상의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전국 25개 병원에서 성인 건선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된 전국 규모 공동임상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국내 건선환자는 20대에 병이 시작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50대 연령의 환자 군이 가장 많고 사회적·경제적 활동량이 가장 높은 20∼40대의 젊은 건선환자가 전체의 40%를 차지하고 있어 이 질환의 환자들의 사회 생활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건선의 중증도를 확인한 결과, 환자의 약 25%가 중등도 이상(PASI점수≥10)의 건선을 앓고 있으며, 환자의 절반 이상이 삶의 질(DLQI)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사회생활이나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음에도 대한건선학회의 설문조사에 의하면 발병 1개월 이내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전체의 30.8%에 불과하고 21.5%의 환자는 발병 후 1년이 지나도 병원을 찾지 않는 등 많은 환자 들이 질환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했다.

또 조기 치료의 시기를 놓치고 있는 문제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피부과 전문의로 부터 받는 제대로 된 치료가 아닌 방법에 사용한 경제적 비용의 낭비도 상당해 우리나라의 건선환자 들에게 올바른 질환 및 치료 정보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할 필요가 절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유성 대한건선합회 홍보이사.
최유성 대한건선학회 홍보이사(울산대병원 피부과)는 "건선의 치료 방법에는 연고를 바르는 국소 치료, 광선치료, 전신약제 치료, 그리고 최신의 생물학적제제 치료 등이 있는데, 피부과 전문의가 건선의 심한 정도, 환자의 전신 상태 및 생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가장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을 찾아주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 "침범된 부위가 광범위하거나, 기존의 전신 치료에 호전이 없는 경우에는 건선의 유발하고 악화시키는 체내 염증물질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생물학적제제를 사용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최 홍보이사는 "생물학적제제는 뛰어난 효과를 보이고 있어 환자와 의료진의 기대를 받고 있는 새로운 치료방법이지만, 고가이므로 사용 시 환자에게 경제적인 부담이 뒤따른다"고 말했다.

박혜진 대한건선합회 기획이사.
또 "이 약제는 전신약제 치료 또는 광선치료를 3개월 간 받았는데도 10%이상의 전신피부에 병변을 보이고, 건선중증도지수(PASI점수)가 10점이상의 환자들에게 건강보험의 지원(본인부담율 60%)을 받아 사용돼 왔다"고 덧붙였다.

최 홍보이사는 "다행스럽게도 올해 6월부터 중증건선이 희귀·난치성 질환에 포함돼 산정특례 적용대상이 되면서 환자의 본인부담율이 10% 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다만 "산정특례제도의 적용을 받는 환자는 전신약제 치료와 광선 치료를 각각 3개월씩 총 6개월 이상(부작용으로 특정 약제나 광선치료가 불가능한 경우는 가능한 한가지 치료를 6개월간 시행) 받고도 체표면적 10% 이상, 건선 중증도 점수 10점 이상 수준으로 호전이 없는 경우에만 해당되며, 조직 검사 소견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송해준 대한건선학회장(고대구로병원 피부과)은 "건선은 환자들의 신체적·정신적 고통이 상당한 질환으로서, 호전을 보기 위해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고, 호전 후에도 지속적인 유지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기에 진단을 받지 못하거나 올바른 치료를 받게 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적절한 치료를 꾸준히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회는 건선 환자들을 위해 올바른 질환 및 치료 정보를 전달해 환자들이 조기에 피부과 전문의들을 찾아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교육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회장은 "중증건선환자가 산정특례에 올해 처음으로 포함돼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3000∼4000여명의 환자들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피부과 전문의들이 건선환자의 정확한 중증도 평가, 치료계획설계 상담, 환자교육 등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며 "환자 중증도 평가료, 상담료, 교육료 등 지속적인 치료 및 관리를 위한 건강보험수가체계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피부과 개원의, 다른 진료과 등에서도 건선 환자를 진료·치료할 수 있지만 중증도 평가(건선 중증도 점수)를 하기에는 여건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중증의 건선환자들은 대형병원으로 의뢰해 정확한 중증도 평가를 통한 산정특례 대상에 등록될 수 있도록 관심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중증건선 산정특례제도의 현 주소에 대해 발표한 박혜진 대한건선학회 기획이사(일산백병원 피부과)는 "중증건선 환자들은 그동안 경제적 부담으로 치료를 중단하거나 망설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 산정측례 혜택을 통해 더 많은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또 "산정특례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기존의 치료를 단계적으로 진행하면서 질환 상태를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피부과 전문의와 함께 현재 질환의 상태에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관련기사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기사속 광고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로 본지 편집방침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