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타의 급여 딜레마...임상 3상 고민되네

올리타의 급여 딜레마...임상 3상 고민되네

  • 최승원 기자 choisw@kma.org
  • 승인 2017.11.28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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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 전문가들 "내 환자 임상권유 못하겠다"
2020년 6월까지 제출 못하면 급여퇴출 명시

 

15일 T790M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적항암제 중 처음으로 급여되면서 주목받는 한미약품의 '올리타'가 국내 임상 3상을 위한 환자모집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올리타는 물론 경쟁약 타그리소까지 급여결정되면서 임상 3상 시험에 참여할 환자가 사실상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020년 6월 30일까지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제출해야 급여가 유지된다는 부속합의를 받아든 상태라 임상시험 결과를 정해진 기간 안에 제출하지 못하면 급여퇴출될 수 있다.

시험기간이 더 필요하면 1년 이내의 추가적인 급여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총 4년여라는 시간을 번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폐암 치료 전문가들이 그동안 마땅한 치료제가 없던 T790M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분야에서 올리타와 타그리소가 급여결정된 것을 반기고 있다.

하지만 적지않은 전문가들은 올리타의 국내 임상 3상 시험이 쉽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대호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는 "(급여승인으로) 한 달 8만원 정도면 올리타를 처방받을 수 있는데 굳이 대조군으로 분류되면 기존 화학치료제를 맞아야 할 위험을 안고 누가 임상에 참여하겠느냐"며 "한국인 임상 3상 지원자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익명을 요구한 A교수(종양내과) 역시 "기존 화학치료제를 맞을 확률이 있어 올리타 임상시험에 참여하라고 권유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올리타 3상 시험이 환자모집으로 난관에 부딪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지어 종양내과 전문의 B교수는 "3상 임상시험으로 효과가 입증된 타그리소를 두고 자칫 효과가 떨어지는 화학치료제를 복용할 수 있는 임상시험에 환자를 참여하도록 하는 건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까지 말했다.

올리타가 난관을 피할 방안은 대조약으로 타그리소를 써서 동등성을 입증하는 방안이 있지만 자칫 동등성 입증에 실패하면 타그리소보다 떨어지는 약으로 낙인찍힐 수 있어 선택될 가능성은 작다.

대조군으로 화학치료제를 투여하다 환자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올리타를 투여하는 방안이 있겠지만 일정 기간 치료효과가 떨어지는 기존 화학치료제를 투여해야 한다는 점에서 역시 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인 환자를 제외하고 아직 타그리소가 급여되지 않은 제3세계에서 임상 3상을 하는 고육지책을 쓸 수도 있지만 한국인 환자가 빠진 국내 임상 3상 시험 결과의 신뢰성에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국산 항암제가 임상 3상 실시를 조건부로 승인과 급여를 받은 데다 같은 효과의 또다른 치료제가 급여된 사례가 올리타가 처음이다보니 보건복지부 역시 뽀죡한 대안을 내놓지는 못하고 있다.

한미약품 역시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올 4월 임상 3상 허가 이후 7개월여가 지나도록 임상 3상 시험에 들어가지 않고 있어 이같은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올리타는 2020년 6월 30일까지 3상 임상시험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는 조건으로 식약처로부터 2016년 5월 '조건부 허가'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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