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수록 건강불평등 심각성 잘 몰라"

"가난할수록 건강불평등 심각성 잘 몰라"

  • 이승우 기자 potato73@doctorsnews.co.kr
  • 승인 2017.12.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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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사연, 주·객관적 건강불평등 인식조사 결과 확인
"불평등 초래하는 사회구조 개선 필요성 인식도 낮아"

건강불평등을 경험했거나 경험하고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건강불평등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김동진 부연구위원이 '우리나라 주관적, 객관적 건강불평등 현황과 과제'에 대해 연구한 결과를 14일 발표했다.

그간 국내에서 건강불평등에 관한 객관적 인식 지표를 활용한 조사·연구는 다수 있었지만, 주관적 인식 지표를 활용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결과다.

김 부연구위원의 '주관적 건강불평등 인식 지표 조사' 결과, 불평등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들이 건강불평등과 건강불평등의 심각성을 덜 인식한다는 점을 확인됐다.

주관적 건강불평등 인식 조사는 설문조사 형태로 이뤄졌는데, 설문은 크게 ▲주관적 건강과 가치관 ▲건강불평등에 대한 인식 ▲건강불평등의 원인에 대한 인식 ▲건강불평등과 기타 불평등 간 비교 ▲일반적 특성 영역으로 구성됐다.

 

 

설문조사 결과 전체 조사 대상자 중 67.7%가 사회계층 간, 지역 간 건강수준 차이가 있다, 즉 '건강불평등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불평등(사회계층 간, 지역 간 건강수준 차이)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 중 47.9%가 건강불평등이 심각하거나 매우 심각하다고 응답했고,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인식률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건강불평등(사회계층 간, 지역 간 건강수준 차이)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 중 그것이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분율은 69.2%로, 건강불평등을 인식하는 다수가 그것이 사회적으로 공정하지 못함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20대의 불공정성 인식률이 74.3%로 가장 높았고, 연령이 증가할수록 불공정성에 대한 인식이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건강불평등의 불공정성을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소득 수준별로도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이런 결과에 대해 김 연구위원은 "설문 내용의 분석 결과 소득불평등, 교육불평등, 직업불평등, 지역불평등의 위험에 노출된 사람들이 그로 인한 건강불평등과 심각성을 덜 인식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소득과 교육의 경우 상대적으로 박탈감과 불평등을 느끼기 쉬운 취약 집단(소득 수준이 낮은 집단, 교육 수준이 낮은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건강불평등의 인식, 건강불평등의 불공정성에 대한 인식, 그리고 본인들이 겪고 있는 사회 구조적 문제로 인한 건강불평등의 심각성과 개선 필요성에 대한 인식률이 유의하게 낮은 경향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강불평등 현황을 주관적 인식 지표와 객관적 지표 등을 모두 사용해 살펴본 결과, 사회·경제적 위치 별로 적지 않은 격차가 있음이 파악됐다.

나쁜 생활습관은 교육수준별로 집단 간 격차가 나타나고 있었는데, 특히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나쁜 생활습관을 3개 이상 하는 사람들의 분율이 적었고, 나쁜 생활습관을 하나도 하지 않는 사람들의 분율은 높았다.

반대로 교육 수준이 낮을수록 나쁜 생활습관을 3개 이상 하는 사람들의 분율이 높았다.

지역박탈에 따른 총 사망률은 양의 관계(지역박탈이 심할 수로 사망률 증가)를 보이고 있으며, 이런 양상은 회피가능사망률, 예방가능사망률, 치료가능사망률에서도 같은 경향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박탈지수와 사망률간의 상관관계는 치료가능사망률보다 예방가능사망률에서 더 높았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우리나라도 건강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바, 유럽 국가들의 경험처럼 우리나라의 건강불평등에 제대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건강불평등 문제에 대한 정확한 현황 파악과 문제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그 첫 단계로 건강불평등 현상에 대한 측정과 시간 변화에 따른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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