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는 4월 23일 제69차 정기 대의원총회를 열어 '의사윤리강령'과 '의사윤리지침' 개정판을 승인했다. 의사윤리강령 및 지침은 2006년 개정판을 낸 이후 10년 넘게 손질을 하지 못해 의료환경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의협은 2015년 10월 의사윤리지침 및 강령 개정 TF(위원장 김국기)를 구성, 본격적인 개정에 착수했다.
의사윤리지침 및 개정 TF는 시도의사회·대한의학회·165개 회원 학회를 비롯한 의협 산하단체와 대의원회·중앙윤리위원회 등의 의견을 수렴하고, 2차례 공청회를 열어 법조계·언론계·시민단체 등의 의견도 반영했다.
2017년 의사윤리강령 개정판은 '진료 거부' 조항을 폐기한 대신 ▲환자 안전과 의료 질 ▲의료자원의 적절한 사용 ▲법·제도 개선을 통한 바람직한 의료환경과 사회체계 확립 ▲의료정보의 객관성과 신뢰성 확보 ▲이해상충 관리 등을 신설했다.
의사윤리강령을 세부적으로 규정한 의사윤리지침은 △총강 △제1장(의사의 일반적 윤리) △제2장(환자에 대한 윤리) △제3장(동료 보건의료인에 대한 윤리) △제4장(의사의 사회적 역할과 의무) △제5장(개별 의료 분야 윤리) △제6장(윤리위원회) 등으로 구성했다. 전체적으로 2006년 개정안에서 분류한 30조를 시대적·사회적 변화상을 반영, 45조로 늘렸다.
김국기 의사윤리지침 및 강령 개정 TF 위원장은 "우리 사회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의료현장도 예외일 수 없다"면서 "시대적·환경적 흐름에 따라 의료환경과 의료인의 의식 또한 변화에 맞게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엄한 생명을 다루는 의사라는 직업은 의사와 환자 모두를 위한 최선의 진료환경을 만들기 위한 지향점이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한 김 위원장은 "외부규제나 징계로 해결하기보다는 의사회원들이 자긍심을 가지고 의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자율적으로 윤리 의식을 고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제1장 의사의 일반적 윤리에는 △의사의 사명과 본분 △최선의 의료행위 및 교육이수 △공정한 의료 제공 △품위 유지 △진료에 임하는 의사의 정신적·육체적 상태 △의사의 사회적 책무 △의무기록 등의 정확한 기록 △의료인 양성의 의무 등을 담았다.
제2장(환자에 대한 윤리)에는 '의사는 성적으로 수치심을 느낄 수 있는 신체 부위를 진찰할 때 환자가 원하는 경우 제3자를 입회시켜야 한다'는 소위 '샤프롱제도'와 '환자의 알 권리와 의사의 설명 의무'를 신설, 환자의 인격과 사생활을 존중하도록 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동료 보건의료인에 대한 윤리'를 신설, △동료 의료인 등의 존중△정당한 지시·조언 존중 △근무환경 개선 △동료 의사의 잘못에 대한 대응 등을 새로 규정, 동료 의료인에 대한 존중과 함께 의사·환자 안전을 위한 근무환경과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동료의사의 잘못을 바로잡도록 노력하는 내용도 규정했다.
이번 의사윤리지침에는 '의사의 사회적 역할과 책무'에 무게를 실어 인권보호·의료자원의 적절한 활용·부당이득 추구 금지·이해상충 관리 등을 새로 추가했다.
쇼닥터를 방지하기 위해 허위·과대 광고 금지 지침과 함께 대중매체의 부당한 이용을 금지하는 내용도 보강했다.
'안락사 등 금지' 지침도 신설, 환자의 자살을 돕거나 인위적·적극적 방법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는 행위를 안된다고 규정했다.
'연구의 진실성' 지침도 새로 보강했다. 의사는 연구할 때 정확하고 검증된 연구자료에 의거, 연구를 수행하고, 진실에 부합하는 연구결과를 도출해 발표하도록 함으로써 위조·변조·표절·부당한 중복 게재 등의 행위를 금지했다.
아울러 윤리위원회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의사윤리지침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한 의사는 의협 정관과 징계 규정에 따라 징계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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