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환자일수록 '복잡성 증상' 치료 위한 약물 제대로 처방 못받아
대한비뇨기과학재단, "전문의 정확한 진단후 적절한 약물치료 중요"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고혈압·당뇨병을 동반하거나, 빈뇨·절박뇨·야간뇨·요로감염·신장기능 저하 등 심각한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많은 환자가 비뇨의학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에서 전립선 선택성이 낮고 출시가 오래된 약물을 처방받아 치료율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연령대가 높을수록 '복잡성 증상'을 보이는 전립선비대증이 많음에도 내과 등 다른 진료과에서 약물을 처방받는 비율이 높아 비뇨의학과 전문의를 통한 집중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대한비뇨기과학재단은 '제7회 블루애플캠페인'의 하나로 국민건강보험 표본 코호트 100만 명 빅데이터를 이용해 2005년부터 2016년까지 전립선비대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 16만 2773명을 대상으로 전립선비대증 치료 실태 및 약물 복용 현황을 분석했다.
전립선비대증은 남성의 신체적 노화가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50대 남성의 50%, 80대 남성의 80% 이상이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인구의 고령화가 가속화됨에 따라 꾸준히 전립선비대증 유병률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실제로 2016년 전립선비대증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는 2만 3903명으로 2005년 3776명 대비 6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이번 연구에서 고령의 전립선비대증 환자 다수가 비뇨의학과 외 다른 진료과에서 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고령의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의 경우 동반된 만성질환의 유병률이 높아, 환자들이 동반 질환 치료를 위해 비뇨의학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를 방문해 전립선 약물을 동시에 처방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 전립선비대증 치료를 받는 환자의 53%는 고혈압·당뇨병 등 다른 만성 질환 약물을 1개 이상 복용하고 있었으며, 진료과별 전립선비대증 약물의 처방 비율에서도 다른 진료과 전문의 중 내과가 58.4%로 가장 높았고, 피부과(8.3%)·가정의학과(8%)·외과(7.2%)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결과, 다른 진료과 전문의를 통해 처방된 전립선비대증 약물은 대부분 전립선비대증의 1차 치료제인 알파차단제인 것으로 조사돼, 복잡성 증상 치료를 위한 전립선비대증 약물의 처방률은 높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
전립선비대증 약물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알파차단제'의 다른 진료과 처방 비율은 2016년 기준 36.9%, 복합적인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5알파환원효소억제제'와 '항콜린제제'의 다른 진료과 처방 비율은 각각 33.7%, 25.6 %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배재현 교수는 "전립선비대증이 진행하게 되면 환자들의 삶을 현격히 저하하는 빈뇨·절박뇨·야간뇨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요폐·요로감염·방광결석·신장기능 저하 등 심각한 합병증까지도 일으킬 수 있다"며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나이와 증상을 고려한 환자 맞춤형 전문적인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천준 대한비뇨기과학재단 이사장(고대안암병원)은 "다른 만성질환을 동반하기 쉬운 고령의 전립선비대증 환자의 경우, 중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번 분석 결과를 통해 그동안 많은 전립선비대증 치료가 다른 진료과의 단순 알파차단제 처방으로 이뤄진 것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대한비뇨기과학재단은 진료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고령 환자들의 질환과 치료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