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총, S한방병원 불법행위 사례 공개
간호사에게 직접 검사·처방하도록 지시
연 매출 수백억 원에 달하는 대형 한방병원에서 한의사가 전문의약품을 처방하고 각종 검사를 지시하는 불법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의사총연합은 10일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 소재 S한방병원의 불법 의혹 사례를 공개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말기 암 전문 한방병원인 S병원에는 한의사 17명, 의사 2명, 10여 명의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다. 연 매출은 약 300억 원에 이른다.
전의총은 병원에 근무하는 한의사들이 빈혈 간기능 암지표 검사, 혈액 세균 배양 검사 등 혈액검사, 소변검사, 엑스선 검사, 심전도 검사 등을 실시할 것을 병원 의료진에게 지시했다. 이들 검사는 현대의학적 검사로서 한의사가 처방 지시하는 것은 불법이다. 특히 한의사들은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의 면허번호와 처방전달시스템(OCS) 아이디를 이용해 처방 지시했다는 것이다.
한의사들이 전문의약품 처방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의총에 따르면 이 병원 한의사들은 전문의약품인 수액제와 알부민 등 주사제 처방을 내리고, 마약류인 모르핀까지 사용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자료에는 한의사가 '802호 환자가 얼굴 찡그리며 복부통증 호소한다. 모르핀 10mg을 드리겠다'는 대화 내용이 들어 있다.
의사가 간호사에게 검사와 처방을 직접 수행할 것을 지시한 정황도 드러났다. 전의총은 "이 병원에 근무하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전체 의료진 카톡방에 '변비와 관련된 보고는 더 이상 하지 말고 변비약인 마그밀, 듀파락을 주고 간호사 스스로 처방도 넣으라'고 지시했다'"며 "이후부터 변비 관련 보고는 아예 사라졌고 병동 간호사들이 알아서 투약하고 처방을 넣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 S한방병원에서 사용하는 한방약물의 효능을 과대광고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의총에 따르면 이 병원 의료진은 환자들에게 "우리 병원에서 사용하는 한방약물은 항암주사와 같은 효과를 내는 한방약이며, 이들은 FDA 승인을 받아 항암 효과가 입증됐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S한방병원이 FDA에서 받은 인증서는 '유해물질이 없다'는 내용에 불과하다는 게 전의총의 주장이다.
최대집 전의총 상임대표는 "FDA의 권위를 이용해 효과가 입증되지도 않은 약들을 수없이 처방하고 있다. 환자들은 그것이 사실인 줄 받아들이고 고액의 치료비를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무면허 의료행위에 의한 건강보험 청구로 요양급여비용을 받는 것은 거짓·부당청구 행위"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