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사 주범 부정맥, 심장병이라는 것조차 몰라"

"급사 주범 부정맥, 심장병이라는 것조차 몰라"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1.16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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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부정맥학회장, 부정맥 대한 심각한 인식 부족 우려
대한부정맥학회, 전국 1000명 부정맥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 회장이 16일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적 부정맥 인식 부족의 심각성을 전하고 있다.ⓒ의협신문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 회장이 16일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국민적 부정맥 인식 부족의 심각성을 전하고 있다.ⓒ의협신문

"부정맥이 심장병이라는 것조차 모르는 국민이 많아 우려된다."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 회장(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는 16일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부정맥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강조했다.

그는 "급사의 95% 이상은 부정맥이 원인이다. 그럼에도 부정맥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매우 부족하다"며 "심전도만 잘 봐도 조기에 질환이 색출됨에도 부정맥을 방치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한심장학회 소속의 부정맥연구회를 학회로 출범시킨 배경에는 인지도 재고가 있다"며 "향후 SNS, 공익광고, 대국민 캠페인 등을 통해 인지도를 높여 부정맥을 몰라서 사망하는 경우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영훈 회장은 부정맥을 진단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인 심전도 검사의 국가건강검진 포함에 대해서도 주장했다.

그는 "유럽 가이드라인은 65세 이상의 맥박 이상 환자 전체에 심전도 검사를 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일본 또한 65세 이상에는 심전도 검사를 하도록 돼 있다"며 "현재 빠져있는 국가건강검진에 심전도를 다시 포함시켜 질병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급성 심장마비, 뇌졸중 등 급사를 막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검사료가 5000원, 환자본인부담금이 1000원에 불과하지만 효과적으로 질환을 찾아낼 수 있고 검사시간 또한 짧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김진배 경희의대 교수가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의협신문
김진배 경희의대 교수가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의협신문

흔한 부정맥 '심방세동'…10명 중 9명은 몰라

이날 부정맥학회는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가장 흔한 부정맥의 유형인 심방세동을 '알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은 7.2%에 불과했다. 54.7%는 '들어본 적 없다'고 답했고 38.1%는 '들어봤지만 잘 모른다'고 답했다.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 대비 뇌졸중 발병 위험이 5배가량 높아 조기 진단을 통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하지만 부정맥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는 경우에도 심방세동에 대해 알고 있는 경우는 25% 응답자뿐이었다.

부정맥 관련 전반적인 의료 상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조사 결과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비교적 높은 38.1%의 응답자가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정맥 진단을 위해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는 23.1%에 불과했다.

특히 약물치료 이외에도 고주파전극도자절제술 등으로 부정맥을 치료할 수 있는 것을 알고 있는 경우는 7.4%에 그쳐 진단법 및 치료법에 대한 교육, 홍보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가슴 두근거림에 대해 간과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두근거림은 부정맥의 가장 흔한 증상이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28.5%는 최근 1년 이내 심장박동이 평소보다 빠르거나 불규칙하다고 느꼈다고 답했다. 또한 부정맥을 진단받은 바 있는 응답자의 58.2%는 두근거림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두근거림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한 응답자는 15.4%에 불과했다. 진단과 치료가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복수 응답 설문에서 60.2%가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 51.5%가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라고 답해 부정맥 질환 및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발표를 맡은 김진배 경희의대 교수(경희대병원 심장내과)는 "부정맥에 대해 많이 알고 있을수록 심전도 등 검사를 더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조사와 홍보를 통해 한 환자라도 검사를 더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부정맥으로부터 국민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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