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사회 대비 '동네의원' 중심 만성질환관리체계 구축 필요

고령사회 대비 '동네의원' 중심 만성질환관리체계 구축 필요

  • 송성철 기자 good@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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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특성 잘 아는 '노인의학 전문의' 신설하고 '노인전문센터' 활성화 해야
한국소비자원 '고령소비자 권익강화 방안 연구' 통해 고령사회 대비법 제안

노인은 3~4가지 만성 및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고, 사회·환경·정신·경제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노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노인병을 해결하기 위해 '동네의원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1차 의료 중심의 노인의학 전문의'와 '노인 전문센터 및 전문병원'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노인은 3~4가지 만성 및 퇴행성 질환을 앓고 있고, 사회·환경·정신·경제 등 다양한 문제를 안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은 노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노인병을 해결하기 위해 '동네의원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1차 의료 중심의 노인의학 전문의'와 '노인 전문센터 및 전문병원'을 활성화 해야 한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의협신문

인구의 20%가 노인인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3∼4가지 만성 및 퇴행성 '다(多) 질환', 사회·환경·정신·경제를 비롯한 '다(多) 원인' 등 '질병 노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동네의원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1차 의료 중심의 노인의학 전문의'와 '노인 전문센터 및 전문병원'을 활성화 함으로써 노인의료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해법이 나왔다.

한국소비자원(김재영 책임연구원·지광석 법제연구팀장)은 최근 '고령소비자 권익강화 방안 연구Ⅱ(의료)'를 통해 "고령 환자는 의료서비스를 제공받는 과정에서 적절한 조언과 도움을 받지 못하고, 여기저기 병원을 전전하면서 불필요한 비용을 사용할 가능성도 높아 개인의 건강과 재정의 낭비를 동시에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 건강 영양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여성은 평균 4.5개의 만성질환을, 남성은 평균 3개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흔한 만성 질환은 고혈압·요통·관절염·녹내장·당뇨병 등으로 보고됐다.

김창오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가 대한노인병학회지에 보고한 연구에 의하면 종합병원 입원 직전 노인 10명 중 9명이 매일 약을 먹으며, 평균 7.95개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소비자원 연구팀은 "급성기 치료 중심의 의료체계로는 5명 중 1명이 65세 이상 고령자인 초고령사회와 고령자의 10명중 7명 이상이 만성질환 보유자이며, 만성질환 보유자 중 절반 이상이 2∼3개 이상의 복합질환을 함께 앓고 있는 상황에서 의료비 증가 문제를 감당할 수 없다"면서 "고령인구와 만성질환자의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1차 의료가 노인의료와 만성질환을 관리할 수 있도록 질병치료에서 예방과 건강증진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의료체계를 바꿔야 하는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고령 의료소비자들은 1차 의료기관인 동네의원 이용을 선호하고 접근성을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동네의원 중심의 만성질환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1차 의료 역량 강화를 위한 통합적 접근과 종합적 관리체계를 마련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힌 연구팀은 "1차 의료의 본질적인 역할과 가치에 대해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1차 의료를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고령 의료소비자의 건강을 지키고, 합병증 발생을 예방해 의료비 증가를 줄일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동네의원이 고령 의료소비자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의료법에 따른 노인과 전문의 도입을 추진하고, 적절한 보상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정책적 지원을 해야 한다"면서 "고령 의료소비자에게는 건강수준을 고려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진료과가 동시에서 진료할 수 있는 고령자 전문병원 및 고령자전문센터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노인병 연구와 임상의학 발전을 위한 학회 활동도 활발하다. 현재 대한노인병학회·한국노년학회·한국노화학회·대한노인정신의학회·대한뇌졸중학회·대한임상노인의학회·대한치매학회·대한노인의학회 등 노인병 관련 학회가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일부 학회를 중심으로 노인 인정의를 배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의료법상 전문의와 전문과목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비자원 연구팀은 국가적으로 고령사회 대응을 위해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 기본법'이 제정하고, 5년 단위로 기본계획을 수립해 1·2차 계획을 추진한 데 이어 제3차(2016-2020) 기본계획을 통해 고령자의 건강상태적 관점의 접근을 시도했음에도 고령 의료소비자의 권리 확보를 위한 정책과 제도가 여전히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국민건강증진법·국민건강보험법·의료법·지역보건법·노인복지법 등 노인보건 관련 법령에 의한 노인보건은 선언적이고, 대체로 복지개념에 치중되어 있다"고 지적한 연구팀은 "제4차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2016∼2020)에는 인구고령화와 만성질환 중심의 질병구조에서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평소 생활 습관 개선 및 건강관리에 투자하는 여건이 중요하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하고, 건강수명 연장 및 건강형평성 제고라는 중장기 목표 하에 다양한 과제를 제시했지만 정작 고령소비자의 다수에 문제가 되는 만성질환 등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인 정보제공 강화, 선택권 강화, 노인포괄평가, 전문성 확보(노인과·노인전문 약사) 등에 대한 방안은 담고 있지 않다"고 진단했다.

고령환자에 대한 포괄 평가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노화에 따른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노인포괄평가는 의학적 평가와 더불어 기능 평가, 사회적 평가를 통해 의학적·정신사회적·기능적 장애에 대한 이상을 찾아내는 다제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힌 연구팀은 "미국국립보건원은 노인포괄평가는 적합한 노인을 발견해 평가하고, 건강회복을 도와줄 중재 방법을 통해 최적의 돌보기 환경과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면서 "의사·간호사·영양사·운동처방사가 통합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령자 대상 투약관리체계를 보다 고도화해 재정의 낭비를 막고, 중복약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도 짚었다.

연구팀은 "의료소비자의 병원 검색, 진료 및 처방, 약의 복용 등 일련의 과정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료 수요의 증가 만큼 분쟁 또한 많아질 것에 예상되므로 피해 발생시 대처방안, 구제 방법에 관한 정보제공과 함께 고령 의료소비자에 대한 직접적 교육도 활성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연구팀은 특히 "고령소비자의 권익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이 절실하다"면서 "의료계의 노력과 정부의 유기적이고 긴밀한 협조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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