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의학정보 남발, 제대로된 평가도구로 잡는다

불량 의학정보 남발, 제대로된 평가도구로 잡는다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2.21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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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신문·방송 등 근거 부족 의학정보 차단 방법 모색
의학정보 평가도구 이용한 평가결과 발표 및 쇼닥터 가이드라인 강화 등 제시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21일 오후 3시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서성환연구홀)에서 '불량 의학정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건강정보포럼을 열었다. ⓒ의협신문 김선경

신문, TV, 인터넷, 도서 등을 통해 불량한 의학정보가 무분별하게 생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가 '불량 의학정보 평가 도구'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신문 및 방송에 종사하는 기자들이 잘못된 의학논문을 인용해 그릇된 기사를 작성하지 못하도록 하고, 개인적인 경험을 주제로 한 건강관련 도서들이 출판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평가를 제대로 해야 하고, 평가도구를 널리 보급시켜야 한다는 것.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21일 오후 3시 서울대병원 의학연구혁신센터(서성환연구홀)에서 '불량 의학정보,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건강정보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은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정책과제(대국민 건강정보의 과학적 평가를 위한 표준화된 평가도구 및 방법 개발 연구) 연구 중간결과를 보고하는 자리로, 방송·언론·출판·인터넷포털 사이트 등 다양한 대중매체를 통해 수맣은 건강정보가 국민들에게 전달되고 있는 현실에서 근거가 부족한 잘못된 건강의학정보에 대한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건강정보 속에서 건강을 해칠 불량 의학정보를 검증된 평가도구로 가려내고, 또 이러한 기사들에 대해 제도적으로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언론기사 건강의학정보 ▲출판도서 건강의학정보 ▲TV 건강의학정보 3개 분야에 대한 다양한 방안들이 제시됐다.

오승원 교수(서울의대/국민건강보호위원회 건강정보분과위원회 간사)는 언론기사에 소개되는 건강의학정보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오 교수는 "의학정보 관련 논문을 제대로 읽어보고, 연구방법이 신뢰가 높은 것인지 잘 살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잘못된 의학정보가 언론을 통해 수많은 사람들에게 제공되고 피해를 주게 된다"고 말했다.

또 "의학정보 관련 기사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강정보 평가를 위한 적절한 도구가 필요하다"며 "도구를 통해 표준화된 평가 뿐 아니라 정보 생산자(언론인)에게 가이드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오 교수는 "국외에서 사용되는 평가도구와 기존 국내에서 개발돼 있는 평가도구를 참고해 신뢰성이 높은 표준화된 평가도구를 만들어 널리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전문가단체 또는 위원회를 만들어서 외부 전문가 자문을 충분히 수렴하고,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매체별 의학정보 기사에 대한 평가 결과를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승식 교수(서울대보건대학원/국민건강보호위원회 건강정보분과위원회 위원)는 우수한 건강의학정보를 담은 도서가 많이 출판될 수 있도록 우수건강도서 선정 심사기준을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황 교수는 "암, 백신 관련 음모론을 다룬 책들이 대표적으로 문제가 많은 도서들"이라며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의학 관련 도서들 때문에 시장이 굉장히 혼탁하다"고 말했다.

또 "우수한 건강도서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도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평가도구를 활용할 때 현대의학 및 의료인에 대한 불신을 부추기는 내용이 있거나, 비과학적인 태도를 권장 및 옹호하는 내용은 심사 대상에서 아예 제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평가자는 높은 과학 및 의학적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으로 선정해야 하며, 우수도서 출판사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명승권 교수(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국민건강보호위원회 건강정보분과위원회 부위원장)는 TV 및 종편채널의 건강정보프로그램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명 교수는 "지상파는 나름대로의 질 관리가 되고 있지만 2011년 이후 개국한 종편채널은 문제점이 많다"며 "질 평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의협신문 김선경
ⓒ의협신문 김선경

명 교수에 따르면 TV 및 종편채널 건강정보프로그램은 ▲정확성과 객관성은 낮아도 높은 시청률 확보를 위해 흥미위주의 내용으로 구성 ▲임상적 근거가 확립되지 않은 각종 민간요법·보완대체요법 홍보의 장 ▲각종 요법으로 인한 부작용 사례 발생 ▲시간과 비용 낭비 ▲암환자의 경우 표준치료에 대한 거부로 치료시기 놓쳐 질병이 악화  ▲'쇼닥터'의 양산 문제를 불러왔다.

명 교수는 "TV매체를 통한 임상적 근거가 부족한 건강 및 의학정보의 오남용에 따른 국민건강위해를 줄이기 위해 TV건강프로그램에 대한 질 평가 및 모니터링 필요하다"며 "TV 건강정보 평가도구를 개발해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의협 주관으로 새로 개발된 TV 건강정보 평가도구를 이용해 평가한 후 그 결과를 홈페이지 및 보도자료를 통해 주 단위로 발표하고, 건강정보평가 결과 '비권장'에 해당하는 경우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방송내용에 대한 심의 후 권고·주의 및 시정명령 등 조치를 취하도록 자료를 제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주관으로 'TV 건강정보프로그램 제작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고, 의협 건강정보분과위원회가 자문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쇼닥터'에 대해서도 '의사방송출연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의협을 중심으로 자정노력이 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패널토의에서 신하연 PD(OBS)는 "지상파나 종편채널에서 건강정보프로그램이 많아지는 것은 협찬 등으로 제작비가 확보되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관행도 무분별한 의학정보가 나오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의학계의 건강관련 프로그램 평가도수 개발과 공표는 방송계의 자성과 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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