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디멘시아 문학상 소설 공모전' 대상작
박태인 지음 | 브레인와이즈 펴냄 | 1만 5000원
소설이 지닌 가장 중요한 가치 가운데 하나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생각한다. 소설적 상황 속에서 그려지는 다양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일상에 대한 이해에 이르게 되고, 나아가 인간의 삶에 대한 공감까지 가능해질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주)브레인와이즈에서 시행한 '제1회 디멘시아 문학상 소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박태인 작가의 '스페이스 멍키의 똥'은 장편소설이라는 형식이 가지고 있는 긴 호흡을 유지하면서 작품의 주제 의식이 명확하게 드러나는 등 그러한 소설 창작의 기본기에 충실한 작품이다.
특히 이 작품은 치매 환자 본인이 서술자가 돼 자신의 행동에 대한 유쾌한 판단을 제시하는 개성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기본적으로 '치매'를 넘어 인간의 삶 자체에 대한 통찰력까지 갖추고 있는 작품이다.
또 '치매'·'죽음'·'중독' 등 어두운 소재를 블랙 코미디 형식의 밝은 필체로 풀어나간 부분이나 세대에 따라 달라지는 가치관의 차이, 여성의식의 차이 등도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스페이스 멍키의 똥'은 ▲ 슬픈 장애의 시작, 담배 ▲ 치매 노인의 올바른 진화 ▲ 현재를 위해 미래를 지워라 ▲ 치매 노인의 뇌 되감기 ▲ 성공적인 죽음을 위하여 등 모두 5부작으로 나눠져 구성돼 있다.
'치매'의 의미를 잘 형상화하고, 우리 삶에 대한 이해를 더 깊게 해주는 이 작품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걸음 더 문학적으로 형상화한 보다 더 깊이 있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이루고, 나아가 우리 사회가 치매를 바라보는 시각이 더 따뜻해 지기를 바란다(☎ 031-214-3083).
박태인 작가는 경북 영천 출생으로 대학원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를 연구하면서 글쓰는 일에 흥미를 가지게 됐다. 짧은 일본에서의 생활동안 많은 책을 접하게 됐고 본격적으로 책을 쓰게 됐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도전적인 성향이 글을 쓰는 작업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해 개성있는 문체를 갖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는 박 작가는 '2013년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 공모전'에서 첫 장편소설로 장려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