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베리아, 사랑이란 낯선 추상

시베리아, 사랑이란 낯선 추상

  • 윤세호 기자 seho3@doctorsnews.co.kr
  • 승인 2018.02.27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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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베리아, 사랑이란 낯선 추상

한현수
한현수

사랑은 지나가는 것이다
지나가게 하는 것이다 시베리아 열차처럼
정말 그럴까? 또 하나의 생각이 맞물려 따라가고
 
창밖은 달려가는 하얀 자작나무와 뭉뚱그려
하나의 긴 초록빛 띠의 행렬
 
시베리아에서 꽃은 꽃이 아니다, 번지는 점이다
 
하늘은 얼마나 큰가 얼마나 가까운가
낮고 질긴 지평선이 뭇 시선을 끌고 간다
 
저기 떠올랐다가 사라지는
허름하고 가냘픈 집의 어깨 그리고 흐릿한 언저리
그리고 다시 모였다가 흩어지는 빛
 
그리고 하늘은 빈 들
 
환각이었을까? 잠시 뒤돌아 누우면
그리움이란 잔상과 후회의 잔금들,
 
끝내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저게 사랑이라면
 

 

분당 야베스가정의학과의원장. 2012년 '파문의 대화' 외 1편이 <발견> 신인상으로 등단/시집 <오래된 말> <기다리는 게 버릇이 되었다> <그가 들으시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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