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73.8% 한방 이용' 한 해 이용률 오인 소지
"한방의료에 연명치료식 퍼주기 정책 즉각 중단"
국민 대다수가 한방의료 경험이 있다는 내용의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복지부는 27일 국민 73.8%가 한방의료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내용의 '한방 의료 이용 및 한약 취급 기관의 한약소비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28일 "평생 단 한 번이라도 한방의료를 경험한 경우가 있는지 조사한 것을 마치 작년 한 해 동안 경험한 통계처럼 오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10명 중 3명은 평생 단 한 번도 한방의료를 이용하지 않았으며,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경험이 줄었다는 조사결과는 한방의료의 존폐를 고민할 정도로 의미 있는 수치"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 34.9%만이 한방의료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65.1%는 한방의료를 모른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소중한 세금과 보험료를 한방의료에 계속 투입해야 하는 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방의료를 이용한 환자 중 자동차보험 환자 비율을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복지부 자료에서 한방의료를 이용하는 주요 질환으로 나타난 요통 · 염좌 · 오십견 및 견비통, 또한 한방 의료기관 외래·입원 진료 때 가장 많이 치료받은 질환으로 조사된 척추질환은 모두 자동차 사고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의협은 "한방 의료기관이'자보 전문'으로 전락하고 있는 이유와 불법의료행위 및 보험사기 여부 등도 함께 조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 정보'에 따르면 2014~2016년 2년 사이 자동차보험 의·치과 진료비는 1조 1512억 원에서 1조 1988억 원으로 4% 증가에 그쳤지만, 한방(한방병원·한의원) 진료비는 2722억 원에서 4598억 원으로 69% 급증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한약 급여화 추진 의지를 밝힌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은 "탕약 및 한약제제의 처방 조제 판매 건수가 2015년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이번 조사결과는 한약에 대한 국민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한약에 대한 안전성·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성분 및 조제내역 조차 공개되지 않는 현실에서 한약 급여화를 논하는 것은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한방 편향적이고 왜곡된 시선으로 작성된 보고서를, 한의계도 아닌 정부부처가 직접 발표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며 ▲보고서 전문 공개 ▲평생이 아닌 2017년 한방의료를 이용한 통계 공개 ▲한방의료 이용환자 중 자보 환자 비율 공개 ▲한방의료에 대한 연명치료식 퍼주기 정책 즉각 중단 등을 촉구했다.
추 회장은 또 "한약급여화 및 의-한 협진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명분 쌓기용 엉터리 조사를 당장 중단하고 한방 및 한의학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 국민적 수요조사를 통해 한방의료 유지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