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국민 우롱하는 한방 실태조사" 비난

의협 "국민 우롱하는 한방 실태조사" 비난

  • 이석영 기자 leeseokyoung@gmail.com
  • 승인 2018.02.28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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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73.8% 한방 이용' 한 해 이용률 오인 소지
"한방의료에 연명치료식 퍼주기 정책 즉각 중단"

ⓒ의협신문 김선경
추무진 의협 회장 ⓒ의협신문 김선경

국민 대다수가 한방의료 경험이 있다는 내용의 보건복지부 보도자료에 대해 대한의사협회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복지부는 27일 국민 73.8%가 한방의료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내용의 '한방 의료 이용 및 한약 취급 기관의 한약소비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28일 "평생 단 한 번이라도 한방의료를 경험한 경우가 있는지 조사한 것을 마치 작년 한 해 동안 경험한 통계처럼 오인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히려 10명 중 3명은 평생 단 한 번도 한방의료를 이용하지 않았으며, 연령층이 낮아질수록 경험이 줄었다는 조사결과는 한방의료의 존폐를 고민할 정도로 의미 있는 수치"라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의 34.9%만이 한방의료에 대해 알고 있다고 응답한 조사 결과에 대해서도 "65.1%는 한방의료를 모른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만큼 소중한 세금과 보험료를 한방의료에 계속 투입해야 하는 지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방의료를 이용한 환자 중 자동차보험 환자 비율을 공개할 것도 요구했다. 복지부 자료에서 한방의료를 이용하는 주요 질환으로 나타난 요통 · 염좌 · 오십견 및 견비통, 또한 한방 의료기관 외래·입원 진료 때 가장 많이 치료받은 질환으로 조사된 척추질환은 모두 자동차 사고에서 자주 발생하는 질환이기 때문이다.

의협은 "한방 의료기관이'자보 전문'으로 전락하고 있는 이유와 불법의료행위 및 보험사기 여부 등도 함께 조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6월 발표한 '자동차보험 진료비 통계 정보'에 따르면 2014~2016년 2년 사이 자동차보험 의·치과 진료비는 1조 1512억 원에서 1조 1988억 원으로 4% 증가에 그쳤지만, 한방(한방병원·한의원) 진료비는 2722억 원에서 4598억 원으로 69% 급증했다.

보건복지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서면답변에서 한약 급여화 추진 의지를 밝힌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의협은 "탕약 및 한약제제의 처방 조제 판매 건수가 2015년과 비교해 '비슷'하거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이번 조사결과는 한약에 대한 국민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한약에 대한 안전성·유효성이 확보되지 않았고 성분 및 조제내역 조차 공개되지 않는 현실에서 한약 급여화를 논하는 것은 거꾸로 가는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추무진 의협 회장은 "한방 편향적이고 왜곡된 시선으로 작성된 보고서를, 한의계도 아닌 정부부처가 직접 발표했다는 사실이 개탄스럽다"며 ▲보고서 전문 공개 ▲평생이 아닌 2017년 한방의료를 이용한 통계 공개 ▲한방의료 이용환자 중 자보 환자 비율 공개 ▲한방의료에 대한 연명치료식 퍼주기 정책 즉각 중단 등을 촉구했다.

추 회장은 또 "한약급여화 및 의-한 협진 시범사업 추진을 위한 명분 쌓기용 엉터리 조사를 당장 중단하고 한방 및 한의학에 대한 과학적 검증과 국민적 수요조사를 통해 한방의료 유지 여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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