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폐암 전문가 183명 인식도 조사…국가암검진 사업 포함 강조
저선량 CT폐암 검진에 대해 폐암 전문의들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폐암 검진을 국가 사업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기 흡연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 중 나온 결과여서 앞으로 국가암검진사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하대병원 류정선 교수(호흡기내과), 삼성서울병원 신동욱(가정의학과)는 대한폐암학회 홍보위원회와 함께 학회 소속 폐암 관련 호흡기내과, 흉부외과, 방사선종양학과 등 각 분야별 전문가 183명을 대상으로 폐암검진에 대한 인식도와 경험을 조사했다.
이번 연구는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의학도서관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폐암 검진에 대한 폐암 전문의들은 태도는 매우 긍정적이었다.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저선량 CT 폐암검진으로 폐암 조기발견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데 모두 동의했다. 95%는 폐암검진으로 생존율이 향상 될 것이라고 답했다.
우리나라 시범사업의 모델이 됐던 미국의 한 임상연구에서도 30갑년 이상 흡연자 약 5만 4000명을 저선량 폐CT로 폐암 검진을 했을 때 일반 흉부 엑스레이 검진에 비해 폐암 사망률은 20%, 전체 사망률은 7% 감소했다.
폐암 검진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리나라 전문가들은 낙관했다. 방사선 조사에 따른 위험과 불필요한 검사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에 대해 각각 63%, 83%가 동의하지 않았다. 대신 검사로 인한 수검자의 정신적 스트레스 유발할 가능성에 대해 88%가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류정선 교수는 "폐암 전문의 대부분은 폐암 검진으로 얻는 이점이 부작용보다 훨씬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폐암 조기 검진 도입이 암 사망원인 1위인 폐암으로 인한 사망을 막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도 응답자의 대다수(77.6%)는 폐암 검진을 국가 암검진 사업으로 도입하는 데 찬성했다. 또 국가 폐암 검진사업으로 폐암 사망률이 감소하고(87.4%), 비용 효과적(83.6%)이라고 대답했다. 건강 형평성 향상에도 도움될 것(77.1%)이란 목소리도 있었다. 다만, 국가 암검진 사업에 이르기까지 풀어야 할 숙제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은 빼놓지 않았다.
현재 저선량 폐CT 검사는 주로 흡연 경력이 있는 사람(79%)이 주 대상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검진을 받으려고 흡연력을 거짓으로 꾸며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감(83.6%)을 내비친 전문가들이 상당했다.
또 건강보험이 아니라 담뱃세가 들어있는 건강증진기금을 통해서 재원을 조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79.2%)고 보는 의견이 많았다.
신동욱 교수는 "저선량 폐CT를 통한 폐암 검진을 시행하는 데 가장 큰 장애요인은 비용 부담"이라며 "국가폐암검진사업 도입으로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되겠지만 그 비용을 어디서 조달해야 할지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에 부정적인 환자들의 인식도 넘어야 할 산이다. 폐암 검진을 권고했으나 환자들이 거부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비용에 대한 부담(73.8%)이 가장 크다고 봤다.
환자들이 자기의 폐암 위험을 부정하거나(67.2%), 폐암 검진의 이득에 대해 잘 모르고(54.1%), 폐암이 발견될까 두려워하는 경우(53.5%)를 꼽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이밖에 의사가 돈을 벌기 위해 권유한다고 의심하거나(48.6%), 폐암의 위험을 잘 모르는 탓(41.6%)에 폐암 검진을 미루는 요인으로 전문가들은 판단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저선량 CT 폐암검진에 대한 폐암 전문 의사들의 의견을 처음으로 조사한 결과"라며 "향후 국가정책 결정과정에 반영돼 국민들이 폐암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 데 보탬이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