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혈류 측부순환 발달된 환자, 동맥내재개통치료로 예후 개선 효과
전국 16곳 의료기관 공동 연구…기술 발전으로 ERT 시행 효과 인정
국내 연구진이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에게 효과적인 '동맥내재개통치료(ERT)'가 최대 10시간까지 개선 효과가 있음을 입증해 급성 뇌졸중 치료의 가능성을 높였다.
급성허혈성 뇌졸중이란 뇌혈관이 혈전 등으로 갑자기 막혀서 뇌조직의 비가역적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흔히 뇌경색 또는 중풍이라고 불린다.
동맥내재개통치료(ERT)는 대퇴동맥을 통해 작은 도관을 뇌혈관까지 삽입해 뇌혈관을 막은 혈전을 직접 제거하는 시술로 현재 뇌졸중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 중 하나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김병문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팀 등 전국 16곳 의료기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의 적정 치료시간을 기존 6시간 이내에서 최대 10시간까지 연장해 보다 많은 환자가 효과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음을 증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신촌세브란스병원을 비롯해 강남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건국대병원·중앙대병원·강동경희대병원·고대안암병원·고대구로병원·한양대병원·한림대 강동성심병원·부산대 양산병원·부산백병원·일산백병원·분당차병원·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전북대병원이 참여했다.
뇌졸중 환자가 생명과 건강을 온전히 회복하기 위해 지켜야 할 골든타임(Golden time)은 약 6시간이다. 증상 발현 후 6시간 내에 적절한 치료가 시행돼야 하며, 적절한 시간 내에 치료가 시행되지 않으면 사망 또는 평생 휴유증이 생겨 지속적인 치료와 간병이 필요한 질환이다.
과거에는 증상 발생 후 4.5시간 이내에 정맥으로 혈전용해제를 투입하는 것이 급성 허혈성 뇌졸중의 치료의 유일한 방법이었으나, 의료기술의 발전과 혁신이 거듭되면서 6시간 이내에 동맥내재개통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급성 허혈성 뇌졸중 환자를 치료 할 수 있는 의료기관으로 후송되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지체되는 등 6시간 내에 동맥내재개통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경우는 소수에 불과하다.
연구팀은 전국 16곳의 의료기관에서 총 690명 환자를 대상으로, 동맥내재개통 치료를 받은 임상 및 영상 자료를 약 5년 간 수집해 분석했다.
CT 혈관조영술을 통해 뇌혈류 측부순환이 발달된 환자와 미발달된 환자로 분류해 증상 발생 후 6시간 이내와 6시간이 경과된 10시간 이내의 동맥내재개통 치료를 받은 환자의 예후를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환자(총 690명)의 85%가 비침습적 검사인 CT 혈관조영술에서 뇌혈류 측부순환이 발달돼 있었고, 증상 발생 6시간 이후 10시간 이내에 동맥내재개통치료를 받았던 환자들의 경우에도 약 50% 정도의 가깝게 회복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김병문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뇌혈류 측부순환이 발달된 뇌졸중 환자의 경우 10시간 이내에 동맥내재개통치료를 시행하면 예후가 개선된다는 것을 입증해 그 의미가 매우 크다"며 "이번 연구가 향후 뇌졸중 치료 가이드라인 개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임상연구인프라조성(국민건강임상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이 분야의 최고 권위지인 <신경과 신경외과 정신과 저널(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and Psychiatry)>에 3월 8일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