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스타와 트라젠타·프라닥사 동반 부진 속 적자
영업팀 희망퇴직 추진 과정에서 피로감 컸던 듯
박기환 한국인 첫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대표가 3월 30일 임기 6개월을 남기고 사퇴했다. 전반적인 실적 부진과 항응고제 '프라닥사'의 매출하락이 사퇴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희망퇴직(ERP)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퇴직조건을 두고 노조와 실랑이를 겪으며 느낀 피로감도 한 몫했다는 후문이다.
한국인 첫 한국베링거인겔하임 대표로 화려한 조명 속에 2015년 9월 취임한 박 전 대표가 임기를 채우지도 못한 채 사퇴했다. 2017년 매출이 2016년보다 8% 가량 떨어진 2451억원을 기록하면서 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자 그 책임을 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8년만에 한국베링거인겔하임의 영업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기 때문에 손실액이 더욱 두드러졌다.
그동안 성장을 주도했던 '트윈스타'가 제네릭 출시로 16%, '트라젠타'도 6%의 매출하락을 보인데다 기대가 컸던 항응고제 '프라닥사' 역시 하락세를 겪어 사퇴를 부축인 것으로 보인다.
프라닥사는 '자렐토'와 함께 한국의 경구용 항응고제(NOAC) 시대를 열었지만 뒤어어 나온 '엘리퀴스'에 따라잡히고 가장 늦게 출시된 '릭시아나'에도 위협받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제약계는 지난해말 프라닥사를 국내 제약사와 공동판매하기로 한 결정이 박 전 대표에 대한 본사의 질책성 결정이라고 추측하기도 했다. 특히 2017년말 희망퇴직 타깃이 순환기계 영업팀에 집중되자 이같은 추측은 더욱 힘을 얻었다.
박 전 대표는 직원들에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난 상황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개인적인 시간을 갖기 위해 사퇴를 결정했다"며 "이번 사퇴가 자의에 의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임기 6개월을 앞두고 자의적으로 사퇴를 결정했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는 중론이다.
박 전 대표는 1993년부터 약 10년간 미국 일라이 릴리 본사와 BMS 마케팅 디렉터를 역임했다. 2003년부터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마케팅 총괄 상무이사를, 2006~ 2011년 한국유씨비제약 대표이사, 유씨비제약 중국과 동남아시아 대표이사를 지냈다. 인벤티브 헬스 코리아 사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