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문제 있던 항암치료법 바꾸니 생존기간 비슷, 항암제 이상반응 절반도 안돼
서울아산병원 김태원 교수팀, 다국적 임상 3상 연구결과 '란셋 온콜로지'에 게재
전이성 대장암 치료에 쓰이는 'FOLFIRI+베바시주맙 요법'보다 생존율에는 차이가 없으면서도 이상반응(백혈구감소증)을 훨씬 줄인 새로운 치료법이 주목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대장암은 한국 및 전 세계에서 세번째로 흔한 암이다. 전이성 대장암은 생존율이 꾸준히 향상됐지만 아직까진 생존기간이 평균 2년에 불과해, 기존 항암치료보다 효과적이고 부작용이 적으면서도 편리하게 투약할 수 있는 항암치료요법 개발이 필요했다.
김태원 교수(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팀은 2013년 1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한국·일본·중국 98개 병원의 전이성 대장암 환자 중 1차 항암치료가 끝난 환자 650명에게 새로운 'mXELIRI+베바시주맙 요법'과 기존의 'FOLFIRI+베바시주맙 요법' 두 가지를 무작위 배정해 2차 항암치료를 진행했다.
그 결과, 두 항암치료 방법의 생존율 차이는 없으면서도 항암제 이상반응은 새로운 치료법인 mXELIRI 요법에서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암 연구분야의 세계적인 의학학술지인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 I.F.=33.9)> 온라인 최신호에 게재됐다.
김태원 교수팀이 연구한 mXELIRI(modified XELIRI) 요법은 기존에 독성이 있다고 알려진 XELIRI 요법을 수정한 것이다.
카페시타빈 경구항암제와 이리노테칸 주사항암제 총 2종을 투여하는 방법인 XELIRI 요법은 입원하거나 중심정맥관의 삽입 없이 투여하지만 항암제 독성문제가 있어 권고되지 않았다.
이를 수정한 mXELIRI 요법은 항암제 투약방법을 바꾼 것으로, 항암요법 시작 첫 날 이리노테칸 200mg/㎡를 2시간 주사 투여하고, 카페시타빈 1600mg/㎡을 2주간 경구 투약 후 3주 휴약 하는 것을 반복한다.
임상시험의 대조군이 된 FOLFIRI 요법은 현재 대장암 항암치료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치료법이다. 대장암 항암제인 이리노테칸과 플루오로우라실 이라는 약제를 같이 주사로 중심정맥관을 통해 2일간 투여하거나 입원해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김태원 교수팀은 평균 15.8개월을 추적관찰 한 결과, mXELIRI 요법군이 전체 생존기간은 16.8개월로 FOLFIRI 요법군의 15.4개월로 비해 약간 증가했다.
반면,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3도 이상의 중증이상반응 발생률은 mXELIRI 요법군이 54%로 나타나, 기존 FOLFIRI 요법군의 72%에 비해 훨씬 적게 관찰됐다.
또 중증환자들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항암제 이상반응인 호중구(백혈구)감소증도 FOLFIRI 요법은 42.9%인데 반해 mXELIRI 요법은 16.8%로 절반 이상 적게 나타났다.
김태원 교수 "이번 연구는 mXELIRI 요법이 기존 요법과 치료효과는 같으면서 부작용은 적다는 것을 입증한 최초의 연구로, 입원 치료나 중심정맥관 삽입 없이 환자들에게 편리하고 안전하게 항암제를 투여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권고될 수 있다"고 이번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전이성 대장암의 새로운 항암치료 요법의 효과를 입증한 이번 연구(연구명 AXEPT)는 한국·일본·중국 등 3개국이 모인 다국가 연구자주도 임상 3상 시험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