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 "게르베, 환자 생명 볼모 약가협상" 규탄

환자단체 "게르베, 환자 생명 볼모 약가협상" 규탄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06.04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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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서 통해 게르베 '리피오돌' 약가조정 맹비난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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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제약사 게르베가 자사 제품의 국내 약가인상 요구과 함께 수입을 중단한 것에 대해 환자단체가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된 게르베의 '리피오돌'은 간암 환자에게 '경동맥 화학 색전술(TACE' 시행할 때 항암제와 혼합해 사용하는 조영제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4일 성명서를 통해 "간암 환자 생명을 볼모로 벼랑 끝 약가협상을 진행하는 게르베코리아를 규탄한다"며 "정부와 제약사는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게르베는 지난 3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약가조정을 신청했다. 지난 2012년 일부 약가가 인상됐지만 2015년 이후 수입 원가 상승이 반영되지 않아 손실이 누적되었다는 주장이다.

환자단체는 "문제는 게르베가 심평원에 요구한 약값이 기존 약값의 5배나 되고, 3월부터 수입을 중단했다는 것"이라며 "5월말 수입이 재개되기는 했지만 지난 두 달 동안 의료현장에서는 리피오돌 재고분으로 환자를 치료해 왔고 최근에는 재고분마저 바닥나 당장 환자 치료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지적했다.

현재 리피오돌의 개당 가격은 5만 2560원이다. 환자단체에 따르면 게르베는 이 가격의 5배에 해당하는 26만 2800원으로 약값을 인상해 달라고 심평원에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중국에서 리피오돌 한 개의 가격을 30만 원가량으로 인상함에 따라 고액의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중국에 물량을 몰아주는 것도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지난 4월 23일 시민단체들이 게르베에 대해 간암 환자들에 대한 협박을 멈추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보건복지부는 심평원과 게르베 간 협의를 통해 리피오돌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으나 현재까지 실마리가 잡히지 않고 있다.

환자단체는 "게르베가 심평원을 상대로 약값 인상을 요구하는 약가조정 신청을 한 것 그 자체에 대해 비난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그러나 게르베가 수입을 중단하고 심평원과 약가조정을 하는 것은 제약사의 존재 이유를 망각한 비인도적 처사다. 제약사는 적어도 의료현장에서 간암 환자 치료에 차질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놓은 후에 심평원과 약가조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간암 환자들을 벼랑 끝에 세워두고 리피오돌 약값을 5배 인상해 달라며 심평원과 보건복지부를 압박하는 모양새는 전형적인 독점 제약사의 갑질로 밖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환자단체는 "정부와 제약사는 간암 환자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와 제약사 간의 약가조정 줄다리기 때문에 간암 환자들의 생명이 위협받는 상황은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며 "심평원과 게르베는 환자의 생명에 최우선 가치를 두고 신속히 약가조정 절차를 마무리해 치료받는 그 자체만으로도 벅차고 힘든 간암 환자들이 치료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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