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자유전사의 비' 참배...6·25 때 서울대병원서 1000여명 학살
최 회장 "환자 지킨 선배 의료인 희생 잊지 말아야...매년 찾아 추모할 것"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은 6일 오전 11시 서울대병원 영안실 옆에 있는 '이름 모를 자유전사의 비(현충탑)'를 찾아 참배하고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추모행사에는 의협에서 최대집 회장·정성균 기획이사 겸 대변인·김해영 법제이사·권순욱 정보통신이사가 참여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이름 모를 자유전사의 비는 1950년 6월 28일 수도 서울을 침공한 북한 인민군에 의해 참혹하게 학살당한 약 1000여명의 국군 부상장병들과 의료인·일반 시민 등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면서 "의사·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들도 서울이 함락될 것을 알면서도 끝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들을 지키다가 참혹하게 학살당했다"고 설명했다.
"국군 장병들과 의료계 선배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의 번영을 이룰 수 있었고, 자유 대한민국을 유지할 수 있었다"고 밝힌 최 회장은 "대한민국의 자유와 환자를 지키다 장렬히 희생당한 이들과 선배 의료인들의 희생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환자를 지키다 희생당한 선배 의료인들처럼 전국의 진료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면서 "현충일을 맞아 의사들의 희생정신을 기리기 위해 이름 모를 자유전사의 비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의협 집행부는 앞으로도 매년 현충일에 이름 모를 자유전사의 비를 찾아 참배와 추모행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힌 최 회장은 "많은 동료의사들이 이같은 선배 의료인들의 희생을 잊지 말고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서울대병원 '이름 모를 자유전사의 비'
1950년 6월 25일 새벽 북한군이 일제히 남침, 수도 서울의 최후 방어선인 미아리 고개를 돌파하고 창경궁 앞까지 다다른 급박한 상황이 전개됐다. 당시 조용일 소령과 국군 경비소대 병력이 서울의대 부속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던 국군 부상장병들과 일반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완강히 저항했다.
북한군의 서울함락이 임박한 상황이었지만 서울대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은 환자를 두고 떠날 수 없다며 피난도 잊은 채 환자 치료에만 전념했다.
중과부적으로 국군 경비소대 병력은 북한군 1개 대대에 의해 모두 전사했다.
북한군은 병원을 포위한 채 병실에 난입, 치료를 받고 있던 국군 부상장병과 일반 환자들을 총살하거나 찔러 죽였고, 산채로 구덩이에 묻거나 불에 태웠다. 환자들의 곁을 지키던 의사와 간호사들은 물론 간병을 하던 가족들도 모두 희생을 당했다. 한국전쟁 3일 만에 벌어진 서울대 부속병원 학살 사건으로 약 1000여명이 유명을 달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나이에 나라와 병원을 지키려다 산화한 이름 모를 국군장병·환자·의료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한국일보>사가 1963년 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서울시 종로구 대학로 101번지에 건립한 것이 바로 '이름 모를 자유전사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