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
[신간]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8.06.07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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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 지음/천년의 시작 펴냄/9000원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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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쟁이의 얼굴을 한 햇귀처럼 환한 서정시를 쓰고 싶다"는 김완 시인(광주보훈병원 심장혈관센터장)이 세 번째 시집 <바닷속에는 별들이 산다>을 출간했다.

이번 시집은 1980년 5월 광주항쟁을 극점으로 하는 역사적 굴곡과 전라도 광주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시인이 환자의 고통을 대면하면서 느끼는 삶의 애환이 시집 전반에 깃들어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아름답다/가까이에서 바라보면/여기저기 아픈 꽃 피어 있다'('바래봉 철쭉이 전한 말' 중).

인생이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비극을 비극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그것을 초극할 수 있는 대상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밖을 쏘다닌다.

"서정시를 쓸 수 없는 시대란 없다. 적은 바로 나 자신"이라는 시인의 고백은 "흔적 없이 사라지려는 진실에 온 산하가 슬픔과 분노로 가득 차 신음했다. 괴물 같은 자본주의의 본질을 알 수는 있었지만 그에 대한 답은 어디에도 없었다"는 고뇌로 이어진다. 그렇지만 결국 시인의 마음은 "개구쟁이의 얼굴을 한 햇귀처럼 환한 서정시를 쓰고 싶다"는데로 향한다.

추천사를 쓴 이은봉 시인은 "그의 시를 이루는 주체는 내면에 갇혀 저 자신의 자의식을 탐구하기보다는 외면의 자연 및 사회를 찾아 그것의 바른 의미, 곧 바른 진실을 탐구한다"고 평했다. 시인은 생활의 터전에서 환자의 병을 치유해 주는 소명을 실천하는 것처럼 시인으로서 비극을 초극할 수 있는 서정시를 쓰는 것을 자신의 문학적 소명으로 삼고 있다.

이상국 시인도 "시인은 시집 전편을 통해 그늘과 상실을 노래한다. 누구 탓할 것 없다. 그렇게 만든 것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가 세상이고 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인은 아직 소년의 얼굴을 하고 있다. 소년에게는 절망이 없다. 소년의 슬픔과 분노에는 계산이 없다. 그래서 그는 날마다 별을 건지러 바닷속으로 들어간다. 별은 우리에게서 버림받은 아이들이고, 희망이고, 깨끗한 눈물"이라고 덧붙였다.

김완 시인의 시적 정서는 대체로 비관적이지만 동시에 이를 껴안고 넘어서려는 맑은 소년의 얼굴이 투영된다.

"비관적 포용 혹은 포용적 비관의 역설적 초극의 속성이 그의 시 세계의 바탕을 이루는 것"이라고 평한 홍용희 문학평론가의 말처럼 시인은 비극적인 상황에서도 병으로 고통받는 환자에게 치유의 손길을 내밀듯이 '햇귀처럼 환한 서정시'로 세상으로부터 소외받은 것들을 환히 비추고 있다.

2009년 <시와시학>으로 등단한 김완 시인은 그동안 시집 <그리운 풍경에는 원근법이 없다> <너덜겅 편지> 등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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