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내과의사회 "고혈압약 사태 국회 진상조사" 요구

개원내과의사회 "고혈압약 사태 국회 진상조사" 요구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18.07.1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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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성 제대로 확인 않고 행정조치 '갈팡질팡'…의료기관 진료 혼선 유발
"무책임한 탁상행정 더는 못본다"…식품의약품안전처장 대국민 사과·사퇴 촉구

대한개원내과의사회는 10일 성명을 내고 이번 고혈압 치료약제 사태의 근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을 제안했다. 국민적 혼란을 야기한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대국민 사과와 즉각 사퇴도 촉구했다.

지난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유럽의약품청(EMA)이 (지난 5일) 중국 '제지앙 화하이'가 만든 '발사르탄'에서 2A군 발암 의심물질인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을 발견해 해당 품목에 대해 회수조치를 내리자 곧바로 국내에서 해당 물질을 쓰도록 허가받은 82개사 총 219개의 혈압약에 대해 판매·제조 중지 명령을 내렸다.

9일에는 중국 제조사의 원료를 쓰지 않은 것으로 확인한 91개 품목에 대해 판매금지 조치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2A군 발암물질은 사람을 대상으로는 암을 일으킬 수 있는 근거가 불충분한 물질로 구운 삼겹살보다 암을 일으킬 가능성이 낮은 물질로 알려져 있다.

개원내과의사회는 성명에서 "이미 뉴스를 접한 국민은 불안감에 휩싸일 수밖에 없었고 월요일(9일) 아침부터 병·의원에는 내원한 환자들과 문의하는 전화가 폭주해 제대로 진료하기 힘든 지경이었다"고 밝혔다.

"고혈압 진료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1차 의료기관이 문을 닫은 주말에 직접 당사자인 의료계와의 협의 없이 무책임하게 발표해 국민을 불안감에 빠지게 했고, 이로 인해 이번 사태와 아무런 책임도 없는 의료인과 환자 간의 갈등과 불신을 조장했다"고 보건복지부와 식약처의 행태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개원내과의사회는 "식약처의 이런 행태가 과연 한 나라의 국민건강을 책임지는 정부 조직의 모습인지 의심스럽다"면서 "자신들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언론에 먼저 터트리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탁상행정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저가 약을 쓰면 인센티브를 주는 정책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개원내과의사회는 "OECD 어떤 나라도 제네릭 약값을 오리지널 약값의 80%로 높게 책정하지 않는다. 제네릭 약값이 높다 보니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보다는 특허가 풀린 약을 복제해 판매하는 데만 골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 책임소재가 불분명한 성분명 처방정책을 추진한다면 유사한 사태가 반복될 것"이라며 "성분명 처방 정책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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