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기고] 호흡기 심사원칙의 문제점
시론 [기고] 호흡기 심사원칙의 문제점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3.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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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익 대한내과개원의협의회장

1. 심사원칙의 일반적인 문제점
항생제 오남용을 줄이고자 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정부의 목적은 근본적으로 우리 의사들도 찬성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약사가 임의조제와 엄청난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는 축산업자 및 양어장 경영자 등이 더 많은 문제를 만들고 있는데도 왜 이러한 문제들은 놔두고 의사의 처방만 문제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심평원이 발표한 심사원칙을 설명하면서 선진국과 비교했는데 이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잘못된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환자가 병에 걸리면 곧장 병의원에 가지만 우리나라는 약국에서 약을 사먹고 효과가 없거나 심해지는 경우에만 병의원을 방문한다. 우리 나라는 선진국과 달리 휴식만 취해도 나을 수 있는 질병에 걸려도 휴식을 취할 수 없고 상태가 심해 입원해야 하는 경우도 직장에서 권고사직까지 받는 특수한 직장 상황을 갖고 있다.

공기 청정 지역인 선진국과 심한 공해, 황사, 중금속 등의 심각한 오염 상태에서 사는 우리 나라 환자를 비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정설만 게재하는 가장 중요한 교과서는 인용하지 않고 일부 입맛에 맞는 외국 저널만 골라서 참고 자료로 삼아 잘못된 내용이 많다.

의료 풍토나 의료관행이 외국과 다른데도 국내 호흡기학회, 감염학회 등의 자문을 전혀 구하지 않고 심평원의 상근 심사위원 몇 명이 만든 것은 문제가 많다.

합병증 없는 급성호흡기감염증을 대상으로 한다고 했는데 병의원에 오는 환자 중 상당수가 이미 합병증이 생겼거나 이를 예방하기 위해 내원하는 환자이다. 어느 환자가 합병증이 와 있는지 어떻게 명확히 구별하며, 항생제를 쓰지 않아 합병증이 왔을 때 누가 책임질 것인지도 구분이 안 되어 있다.
 
2. 심사원칙의 학문적인 문제점
외국에서 급성상기도감염에 사용되는 항생제 처방 빈도를 조사한 연구논문들을 발표하는 이유는 지난 번 심평원 주최 심사원칙 설명회에서 외국 선진국들은 급성호흡기감염에 항생제를 별로 사용하지 않고 우리 나라에서만 유독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하였는데 실제 외국에서도 항생제를 많이 사용하고 있음을 증명하기 위한 것이다.

1) JAMA:2003년
미국 UC 샌프란시스코 대학원에서 급성상기도감염증 성인 환자 1,981명을 대상으로 항생제 사용을 분석하였더니 급성상기도감염증 환자 63%가 항생제 사용(이중 51%는 광범위 항생제)하고 일반 감기의 46%, 급성기관지염의 23%, 급성부비동염의 69%가 항생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다.

2) CDC:2002
프랑스는 감기 환자의 48.7%, 편도인두염의 94.6%가 항생제 사용하고 있고 독일은 감기 환자의 7.7%, 편도인두염의 69.6%가 항생제 사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독일보다 프랑스의 항생제 처방이 높은 것은 의료비 보상정책, 제약시장 구조 및 약값이 독일보다 싼 것이 그 원인이라고 설명하고 있음).

3) 미국 켄터키주 Medicaid 청구자료:1997년
감기 환자의 60%, 기관지염 환자의 75%가 항생제 처방을 하고 있다.

4) 캐나다의 Can Fam Physician:1998년
캐나다 소아 외래 환자에게 쓰이는 항생제의 82%가 인두염, 기관지염, 중이염과 같은 3대 호흡기 질환에 투약되고 있다.

5) JAMA:1995년
미국 전체 외래 환자에게 쓰이는 항생제의 76%가 감기, 인두염, 기관지염, 부비동염, 중이염과 같은 5대 호흡기 질환에 투약되고 있다고 발표했다.

6) JAMA:1998년과 1997년에 의하면 미국 소아감기 환자의 44~60% 항생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심평원에서 발표한 심사원칙 중 각 질환에 대한 문제점들에 대해 관련된 대한호흡기학회와 대한감염학회로부터 회신된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급성 상기도염
심사원칙 중 급성인두염과 급성편도선염의 대부분의 원인이 바이러스이고 세균은 Group A beta hemolytic streptococcus(GABHS)이며 다른 세균은 거의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항생제 사용은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Harrison 교과서 910~913페이지에 의하면 급성인두염과 편도선염의 원인으로는 항생제가 필요없는 바이러스 이외에도 diphtheria, coryneform bacterium, yersiniosis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이들 경우에는 해당 항생제를 초기에 빨리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게재되어 있다.

실제 의원에서 상기 원인균의 증명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열, 인후나 편도의 발적이나 삼출이 있으면 경험적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하였다.

2) 급성부비동염
심사원칙 중 대부분의 원인균이 바이러스이며, 세균이면 S.pneumoniae, H.influenzae 등이라고 했는데 Harrison 15th Ed. 188페이지에 의하면 급성부비동염의 상당히 많은 원인이 세균에 의한 것이고 실제 상황에서 환자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바이러스보다도 세균에 의해 발생한다고 하였다.

심사원칙 중 단순 급성부비동염에 단순 영상촬영은 대개 필요 없다고 하였는데 Harrison 189 page와 Murray, Nadel Textbook of Respiratory Medicine 3rd 916페이지에 의하면 진단을 위해 PNSview의 촬영은 필수적이며 좀더 정확한 진단을 위하여 sinus CT도 필요하다고 하였다.

심사원칙 중 항생제는 화농성의 코 분비물 지속, 안면통증, 울혈제거제에 효과가 없을 때, 부비동 해당 부위에 압통을 느낄 때, 치아 타진시 압통 중 3가지 이상 증상이 있을 때 사용할 수 있다고 했는데 Murray, Nadel Textbook of Respiratory Medicine 3rd 916페이지에 의하면 급성부비동염의 60% 이상은 세균성이고 환자에 따라서는 상기 증세 중 한 가지만 보일 수 있다고 하였다.

대한호흡기학회에서는 진료의사의 판단에 따라 세균성 부비동염으로 진단되면 항생제를 사용토록 해야 한다는 것이고 대한감염학회는 2~3일 대증적 치료에도 호전되지 않을 경우 항생제 사용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3) 독감(인플루엔자)
심사원칙 중 치료는 증상에 대한 보조 요법이 주된 것이며 항생제는 폐렴 등 세균성 질환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 국한하여 인정한다고 하였으나 실제 임상에서 독감의 증세를 보일 수 있는 세균성 질환도 혼재되어 있으며 세균학적 검사상 이들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고 인플루엔자라도 세균에 의한 호흡기계의 2차 감염증이 더 큰 문제이다.

임상적 소견으로 바이러스 시기에서 세균감염 시기로 전화되는 시점을 정확하게 밝히기 어렵고 증상 시작 1주일 간 보존적 치료하다가 호전이 없으면 적절한 진단과정을 병행하면서 항생제를 사용하여야 한다. 또 노약자, 만성 심폐질환자, 면역저하자에게는 진료의사의 결정에 따라 항생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4) 급성기관지염
심사원칙 중 항생제의 사용이 질병의 경과를 줄이거나 폐렴과 같은 합병증을 유발하는 빈도를 줄이지 못하므로 항생제는 필요없다고 하였으나 Guideline for Dx and Tx of COPD(미국 ATS, 영국 BTS,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치료지침) 에 의하면 만성폐질환이 있어 폐기능 저하가 있는 경우 열, 호흡곤란, 가래 등의 세균감염 소견이 있으면 경험적 항생제 사용이 꼭 필요하며 세균의 합병증이 의심될 때 경험적 항생제 사용이 필요한 것으로 되어 있다.

5) 폐렴
심사원칙에는 흉부방사선촬영은 필요에 따라 실시할 수 있다고 하였으나 Murray, Nadel Textbook of Respiratory Medicine 3rd Ed. 998페이지에 의하면 폐렴 진단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흉부방사선에서 폐침윤을 확인하는 것이고 흉부방사선 촬영은 필수적으로 시행해야 하며 필요시 흉부 CT에서도 발견될 수 있다고 하였다.

심사원칙에는 객담세균검사는 경험적 항생제 요법에 호전되지 않는 경우에만 해당된다고 하였으나 폐렴에서 객담세균검사는 원인균 규명과 항생제의 선택을 위해 필수적으로 미리 시행되어야 한다고 학회에서 주장하였다.

또 심사원칙에서는 폐렴 환자에서 객담항상균검사는 지속적인 객담을 동반한 기침과 체중 감소, 야간 발한, 전신 불쾌감과 동반될 때만 선별적으로 시행한다고 하였으나 폐렴환자에서 객담검사는 항생제 선택시에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에 꼭 하는 것이 좋겠고 특히 우리나라에 흔한 폐결핵 환자를 초기에 진단하기 위해 객담항상균검사는 빨리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3. 심사원칙의 기타 문제점
그간의 진행과정과 발표된 심사원칙을 보면 작년 건강연대 소속 C교수가 발표한 지침서 내용과 그 당시 제시한 참고문헌이 금번 심사원칙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다.
이번 심사원칙의 발표는 환자의 건강을 위하는 것보다는 의료비의 지출 억제가 목적으로 보인다.

그동안 의협과 개원의협의회에서 제시한 여러 의견들은 완전히 무시되고 처음 심평원 의도대로 모든 일을 진행시키고 있다.
현재 발표된 것은 확정된 것이 아니며, 향후 관련 학회와 의료 전문가의 의견수렴 및 수정보완하겠다고 하였으나, 아직 어느 학회에도 이와 관련된 공문을 보낸 것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공청회를 개최하겠다고 하지만 공청회에서 주장한 다른 의사들의 정당한 주장이 얼마나 반영될지 의문시 되고 있다.
 
4. 심사원칙의 개선방향
모든 병의 근본인 감기를 포함한 급성호흡기감염증은 병의원 내원 환자의 3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다빈도의 중요한 질환이다.

이러한 중요 질환들의 심사원칙 제정에 있어서 근본적인 취지가 재정절감의 목적이 아니고 항생제 오남용 예방이 목적이라면 우선 의약분업이 완전 정착되고 항생제의 바코드 사용을 도입하여 정확한 유통과정의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축산업자와 양어장에서의 사용을 엄격히 규제할 수 있도록 법적 제도화해야 한다.

대한감염학회의 공식의견은 우리나라 환자들은 대부분 약국을 거쳐 병의원을 방문하고 타 의료기관에서의 치료 후 재방문 하는 경우도 많으며, 의사의 치료효과를 파악하기 위한 follow-up 진료나 검사가 불충분한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상기도감염증에 대한 자료가 불충분하므로 이에 대한 연구조사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불충분한 자료를 갖고 심사원칙을 제정하게 되면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 일치가 될 수 없다.

이러한 질환들의 심사원칙을 임상 진료지침(Clinical Guideline)이 선행되지 않고 처음부터 제정을 하는 것을 큰 잘못이며 환자들의 삶의 질과 진료 수준을 높이는 차원에서 우선 임상 진료지침을 의협이 주관하여 관련된 학회 자문으로 만들어야 하며 만들어진 임상진료지침으로 모든 진료의사에게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계도한 후 심사원칙을 제정하여야 한다.

또한 불완전한 자료 제공으로 치료의 질을 저하시키는 것은 절대 안된다. 이번 심평원의 심사원칙이 그대로 적용이 된다면 행정적으로 악용될 수 있으며 아울러 수많은 환자들의 의료사고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피해들에 대해 민사 및 형사적 법적 소송이 엄청나게 발행할 수 있다.

따라서 이번에 심평원에서 제시한 심사원칙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하며 새로이 제정되는 임상 진료지침도 치료의 질을 판단하는 근거로 반드시 제공하여야 하며 자율적으로 임상적인 결정을 도와줄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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