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으로 '싸게 산' 금연 치료제, 중고나라 버젓이
김승희 의원 "금연 치료제 부작용·예산 낭비 심각" 지적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금연 치료제·보조제 등 전문의약품을 불법거래, 안전 문제는 물론 국가금연지원사업 예산 낭비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자유한국당 김승희 의원(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은 10일 열린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금연사업이 전문의약품 불법거래로 국민 건강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면서 "금연 효과도 없이 제약사의 배만 불렸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김승희 의원실에 제출한 '2015-2018 보건소 금연클리닉 사업 및 금연치료지원사업 현황' 자료를 보면 2015년 담뱃세 인상으로 국민건강증진기금 수입액이 크게 증가했다. 보건복지부의 지역사회 중심 금연지원서비스와 건강보험공단의 금연치료사업 예산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김승희 의원은 "국비 사업으로 처방받은 금연 치료제와 보조제 등이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마구잡이로 판매 중"이라고 지적했다.
건강보험공단과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연도별 금연치료제 예산 현황'에 따르면, 의약품과 의약외품을 포함한 건강보험공단의 2018년 금연 치료비 예산 834억원에 달한다.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한 의약품과 의약외품 등 금연 관련 약품 집행액은 2018년 6월 말 기준 205억원으로 이 중 부프로피온 등의 성분을 포함한 ○픽스가 93.3%(201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의 금연 유지프로그램 참여자는 의약품 및 금연보조제 비용의 30%에서 최대 70%까지 지원받을 수 있다.
김 의원은 이날 온라인 중고장터에서 전문의약품인 금연 치료제를 불법으로 판매하는 사례를 제시했다. 국민건강보험으로 '싸게 산' 전문의약품을 중고나라에 올려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
김 의원은 "흡연을 하지 않음에도 금연 치료제 등을 처방받아 온라인을 통해 판매하는 등 국민건강보험금 을 털어 제 주머니에 넣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픽스 처방 보조를 위한 예산 집행액은 2015년 94억원, 2016년 391억원, 2017년 507억원으로 대폭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재정 낭비 문제 외에도 전문의 처방 없이 불법으로 거래하는 금연 치료제·보조제로 인해 국민의 안전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부프로피온 성분의 금연치료제의 경우, 과거 항우울제로 처방하다 금연의 효과성을 인정받아 금연 치료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
김 의원은 "금연치료제의 98%를 차지하는 특정 금연치료제의 부작용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이 2년 간 3명이나 발생했다. 무분별한 온라인 판매는 부작용 발생의 우려가 심각하게 제기된다"면서 "바레니클린이나 부프로피온 등의 성분을 포함한 금연치료제는 반드시 의사와 상담을 통해 처방을 받아야 하는 전문의약품"이라고 말했다.
의료현장에서 금연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안내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도 무게를 실었다.
김 의원은 "금연 치료 상담을 위해 작성하는 문진표를 살펴보면 '항우울증 성분 의약품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 문구가 없다"면서 "의료현장에서 금연 상담 시 금연 치료제의 부작용에 대한 위험성과 부작용을 구두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