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토미데이트' 진정내시경 때 '프로포폴' 대체 가능 입증

'에토미데이트' 진정내시경 때 '프로포폴' 대체 가능 입증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8.10.1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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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산소증 발생률 현저히 낮아...효과 동등하고 안전성 높아
박세우 한림의대 교수, 미국 소화기내시경학회지 논문 2편 발표

국내 교수진이 흔히 수면내시경으로 불리는 진정내시경에서 진정유도에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프로포폴을 대체할 수 있는 약제로 에토미데이트를 제시, 눈길을 모으고 있다.

프로포폴은 중등도 이상의 진정 효과를 위한 용량·투여 방법에 대해 임상경험이 축적되면서 보편적인 진정유도제로 사용하고 있다. 프로포폴은 약효가 1분 이내 발현되며, 의식이 깨끗하고 빠르게 회복된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프로포폴은 투여 용량에 따라 진정의 깊이가 빨리 변해 호흡 억제가 빈번하며, 저혈압 등 심혈관계 억제현상도 자주 발생한다는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최근 10년 동안 국내에서 진정내시경 시술 시 프로포폴 사용이 가파르게 늘어나면서 그로 인한 합병증 발생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보건복지부는 2011년 2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 세계 최초로 프로포폴을 마약류(향정신성 의약품)으로 분류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5월 18일부터 마약류취급자 및 마약류취급승인자가 마약류 제조·수입·유통·사용 등 모든 취급 내역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보고하는 '마약류 취급보고 제도'를 시행,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박세우 한림의대 교수가 <span class='searchWord'>내시경초음파</span>를 시술하고 있다. 박 교수는
박세우 한림의대 교수가 내시경초음파를 시술하고 있다. 박 교수는 "진정내시경 때 에토미데이트를 사용하면 프로포폴로 인한 중대한 심폐관련 합병증을 줄이면서 빠른 효과, 빠른 회복, 환자 및 시술자의 만족도 등에서 동등한 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프로포폴의 대체제로 가치가 높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박세우 한림의대 교수(동탄성심병원 소화기내과)는 최근 진정내시경 때 프로포폴과 유사한 약동학 및 약역학적 성질을 가진 에토미데이트를 사용하면 동등한 효과를 얻으며 환자의 안전성을 더 높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박 교수는 고난이도 내시경시술인 내시경초음파(Endoscopic Ultrasonography)와 역행성 담췌관조영술 시술 때 에토미데이트와 프로포폴의 안전성과 효용성을 비교분석한 2편의 연구를 내시경 분야 권위지인 미국소화기내시경 학회 저널 <Gastrointestinal Endoscopy>(IF 7.204) 잇따라 발표했다.

지금까지 에토미데이트 연구는 소규모 후향적 분석결과가 보고된 적이 있지만, 고난이도 내시경 시술에서 에토미데이트의 효용성과 안전성을 프로포폴과 비교한 전향적 연구는 박 교수팀이 처음이다.

박 교수팀은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서 내시경초음파를 받을 환자 128명과 역행성 담췌관조영술을 받을 환자 128명을 각각 무작위로 나눠 한 그룹에는 에토미데이트를 다른 그룹에는 프로포폴을 진정유도제로 사용하고 효과와 안전성을 비교분석했다.

먼저 내시경초음파 시술을 위한 진정내시경 시 저산소증 발생 확률이 프로포폴 그룹에서는 31%였으나 에토미데이트 그룹에서는 6%로 나타나 현저하게 감소했음을 확인했다.

미다졸람과 병용투약한 역행성 담췌관조영술 진정내시경에서도 호흡관련 합병증이 프로포폴 그룹에서는 25%였지만 에토미데이트 그룹에서는 15%로 10%p 감소했다.

약제로 인한 저혈압 빈도와 평균 동맥압 감소는 에토미데이트 그룹에서 프로포폴 그룹에 비해 유의미하게 적었다.

박 교수팀은 시술에서 회복까지 모든 시간대에 걸쳐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하게 평균 동맥압 뿐 아니라 수축기 혈압에서도 에토미데이트 그룹에서 높게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그래프 참조>.

시술 기간 중 에토미데이트 (빨간색 선)가 프로포폴 (파란색 선)에 비하여 맥박수(2-A), 수축기혈압(2-B), 평균동맥압(2-C), 산소포화도(2-D)에서 유의하게 높게 유지가 됨을 알 수 있다.
시술 기간 중 에토미데이트 (빨간색 선)가 프로포폴 (파란색 선)에 비하여 맥박수(2-A), 수축기혈압(2-B), 평균동맥압(2-C), 산소포화도(2-D)에서 유의하게 높게 유지가 됨을 알 수 있다.

박 교수팀이 수행한 두 연구 모두 기도삽관·신경학적 손상·사망 등 중대한 합병증이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환자 및 시술자 만족도 측면에서도 프로포폴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에토미데이트가 진정내시경에서 적어도 동등한 효과로 안전한 시술이 가능함을 확인했다.

박세우 교수는 "진정내시경 때 에토미데이트를 사용하면 프로포폴로 인한 중대한 심폐관련 합병증을 줄이면서 빠른 효과, 빠른 회복, 환자 및 시술자의 만족도 등에서 동등한 정도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프로포폴의 대체제로 가치가 높음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술시간이 길어지거나 복잡해 깊은 진정상태가 요구되는 췌담도 시술 때에도 에토미데이트 사용은 프로포폴 등 기존 진정유도제에 비해 유사한 효과와 높은 안정성을 입증했다.

박 교수는 "프로포폴의 오남용으로 인한 여러가지 의학적, 사회적인 문제가 대두되면서 이를 대체할만한 진정유도제에 대한 요구가 높다.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에토미데이트는 비마약류 약제로서 진정내시경 때 프로포폴과 비교해 적어도 동등한 효과와 안전한 진정이 가능한 점을 확인했다"면서 "특히 환자 모니터링 장치가 미흡한 1차 의원에서도 안전한 진정내시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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