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협회 "실체 모호한 포퓰리즘 정책 막을 것"
국공립병원·지역 민간의료 지원하면 문제 해결
대한의원협회가 정부는 공공의학전문대학원 설립 계획을 즉각 백지화하고, 실질적으로 공공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민간의료기관을 통한 의료 정상화를 추진하라고 주장했다.
의원협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여러 차례 국내외에서 실패한 정책을 다시 추진하려고 하는 것은 포퓰리즘에 불과하며 이는 명백한 혈세 낭비라면서 공공의전원 설립 계획을 백지화하라고 밝혔다.
의원협회는 "부실 교육으로 인해 폐교가 확정된 서남의대 사태 이후 지역 표심을 의식한 정치인들과 공공이라는 이름을 뒤집어쓴 포퓰리즘 정책을 확대하려는 정부의 목적이 맞아떨어지면서 만들어진 정책이 바로 공공의전원 설립"이라며 "공공의전원을 설립해 공공의사를 만들겠다는 발상은 그 실효성이나 부작용 같은 것은 안중에도 두지 않은 무지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문민정부 시절인 1990년 국내에서의 무분별할 의대 설립이 실패하게 된 사례도 언급했다.
의원협회는 "문민정부 때 의료서비스 지역 균형 발전을 핑계로 지방을 연고로 다수의 의대가 설립됐지만, 강원의대와 제주의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의대가 수도권으로 실질적인 연고를 이전해 버렸다"고 밝혔다.
또 "연고를 이전하지 않고 있던 의대들은 서남의대처럼 부실 교육에 대한 문제가 지속적해서 제기되고 있다"며 "결국 의료서비스의 지역 불균형을 해결하려는 방법으로 공공의대를 포함한 의대 증설은 해결방안이 될 수 없음을 역사적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고 꼬집었다.
정부가 공공의전원의 모델로 벤치마킹한 일본의 자치의대의 경우만 보더라도 공공의전원은 실효성이 떨어짐을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의원협회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18년 발표한 '일본의 취약지 의료인력 확보 정책' 보고서와 국회입법조차서가 2015년에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했다.
의원협회는 "보사연 보고서에 따르면 자치의대 졸업생들의 98.5%가 9년간의 의무이행을 마쳐 대부분이 의무이행은 잘했으나 졸업생 중 69.6%만이 해당 지역 의료기관에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국회입법조사처가 2015년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일본 자치의대 졸업생 중 산간, 섬 지역 등 진정한 의료취약지로 분류된 지역에서 일하는 경우는 전체의 39%에 불과했다"며 "일본 자치의대와 거의 유사한 공공의전원을 국내에 설립하는 것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10년 의무복무는 위헌 소지가 있어 법정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도 예상했다.
의원협회는 "전공의 수련과정을 마치고 전임의까지 거친 후 또다시 10년을 의무적으로 근무하도록 하고, 이를 어기면 면허 박탈 및 지원된 경비 반환을 하도록 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어 법정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실제 의무복무 과정에서 혼란과 다양한 편법 및 꼼수들이 판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우리나라는 단일공보험 강제지정제 체제이기 때문에 민간의료기관과 공공의료의 경계가 없다고 볼 수 있다"며 "정부가 지역 의료서비스 격차 해소의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공공의료라는 실체도 모호한 포퓰리즘 명제에 집착하지 말고, 민간 의료기관들이 지역 사회에 더 쉽게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수가의 정상화, 규제 완화, 세제 혜택 같은 조치만 취해줘도 지역 사회에 민간 의료기관들이 훨씬 많이 뿌리내릴 것이고, 이러한 방향으로 나가야 진정으로 의료서비스의 지역 격차가 해소되고,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의원협회는 "정부는 현재 비효율적이고 방만하게 운영되고 있는 국공립병원들의 정상화 및 효율화를 추진하고, 지역사회 의료 서비스 개선을 위해 민간 의료기관들과의 협력 및 지원 강화, 수가 정상화 등을 추진하라"며 "공공의전원 설립뿐만 아니라 국가 주도의 공공의로 강화정책을 백지화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런 정상적인 해결 방안을 무시하고 포퓰리즘 정책을 지속하려 한다면 절대로 받아 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아낼 것"이라고 천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