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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그치고, 쉬어라!
마음을 그치고, 쉬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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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8.10.1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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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신 원장(충남 부여군·현대내과)
박철신(충남·부여 현대내과 박철신)
박철신(충남·부여 현대내과 박철신)

물이 수증기가 되고, 구름이 되고, 비와 눈이 되고, 다시 물이 되고, 얼음이 되고, 다시 녹아 물이 되고….이와 같은 끊임없는 변화의 직접적인 요인인 '인(因)'과 간접적인 원인인 연(緣)이 작용 하는데, 온도의 변화와 바람 등이 인과 연이다. 이와 같이 인연에 의해 생겨난다고 해서 연기(緣起) 라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모든 사물은 자성(自性:스스로 존재하는 변치 않는 고유한 성질)이 따로 없음이니, 일시적인 형상일 뿐 고정된 형상은 없다(무상, 無相).

인연에 의하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는 실체가 없기 때문에 무자성(無自性)이라 부르고 이것을 공(空) 이라고 칭한다. 또한 계속해서 다른 것으로 변화하고 있는 중간적인 존재로 잠시 어떤 형태로 머무르는 것뿐이기 때문에 중도(中道)라고 부르며, 이 세상에 변치 않고 그대로 영원한 것은 없기 때문에 무상(無常)하다고 하는 것이다.

이처럼 이 세상에 변치 않는 영원한 것은 없고(無常), 눈에 보이는 형상들은 모두 일시적인 무대의상일 뿐이니(無相) 그 동안 내 머릿속에 꼭 박혀 나를 조종하던 고정된 관념들을 모두 버리고, 비우고 나서 무념(無念)에 들어가게 되면 세상 일을 있는 그대로 그저 거울처럼 비춰 볼 뿐, 마음(기쁘고, 화내고, 사랑하고, 미워하고, 좋고, 싫고…)을 일으키지 않는다.

머무를 바 없는 이곳을 떠나 내 마음과 자연의 이치가 합치되는 마음의 고향인 우주법계로 돌아간다니 어린아이처럼 그저 설레일 뿐이다.

이 세상은 화택(火宅:불타고 있는 집)이다. 우리는 지금 불타고 있는 집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 지혜로운 성인들이 불타고 있는 집 속에 있는 사람들을 구해 내려고 어서 밖으로 나가자고 아무리 타이르고, 일러줘도 들은 척도 안 한다. 불타고 있는 집에서 돈을 세고 있느라 바쁘다.

천국과 극락에선 골드바(Gold bar)를 벽돌로 사용하고, 신사임당 그림과 벤자민 프랭클린 그림을 벽지로 사용하고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 세상에 올 때 빈 몸으로 오지 않았던가? 이 세상엔 본래 나도 없었고(무아, 無我), 내 것도 없었다고 생각하며 살면 되는 것이다.

인간은 자신이 본 것만 믿는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세상을 거울에 비춰본 모습 그대로를 믿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라는 색안경을 통해 자신의 유불리를 첨삭해서 진리를 왜곡해 자신의 뇌 속에 저장해 놓고 그것이 옳다고 굳게 믿는다. 더 많은 것을 뇌 속에 쌓아 놓으면 쌓아 놓을수록 참된 진리와는 점차 거리가 멀어지게 된다.

이 세상은 꿈속의 꿈이니 내가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내가 잠시 동물이 아닌 사람으로 등장하는 꿈을 꾸고 있는 것뿐이다. 무명(無明:깨달음의 지혜가 없는 상태) 때문에 이 세상이란 꿈속에 또 다시 등장인물로 나타났으니 죽음(이 세상을 떠나 우주법계로 되돌아가는 것) 또한 당연한 것이다.

따라서 삶과 죽음은 본래 존재하지 않고, 꿈속의 나도 '진짜 나'가 아님을 알고, 내 몸뚱이의 진짜 주인인 '참된 나'를 찾는 것이 마음 공부의 시작이다.

어지간히 안다고 설쳐대는 자, 귀를 막아라! 조금 안다고 거들먹거리는 자, 눈을 감아라! 모르면서 아는 체 가르치려드는 자, 입을 닫아라. 

흙탕물의 흙이 가라앉아야 그 속이 훤히 보이는 것처럼, 진리를 보고 싶다면
마음을 그치고 쉬어라!

오랫동안 티끌 속에 묻혀 지내느라/ 본래의 일을 까맣게 잊었노라/ 어서어서 온갖일 걷어치우고/ 서둘러 청산에 돌아오너라(보선선사).

모자라는 것은 소리를 내지만/ 가득찬 것은 소리를 내는 법이 없다/ 어리석은 자는 반쯤 물을 채운 항아리 같고/ 지혜로운 이는 가득찬 연못과 같다(숫타니파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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