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싼 '기적?', '스핀라자' 급여화에 고민 커지는 정부

너무 비싼 '기적?', '스핀라자' 급여화에 고민 커지는 정부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8.1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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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약평위 상정 여부 촉각…환자 기대감 높지만 가격 문제 여전
평생 맞아야 하는 의약품…환자 1인당 20년 70억원 소요 예상

바이오젠의 스핀라자 ⓒ의협신문 윤세호기자
바이오젠의 스핀라자. 그래픽 / 윤세호기자 seho3@hanmail.net

누워있던 환자를 앉히고 앉아있던 환자를 일어서게 만드는 의약품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기적이라 부른다.

문제는 가격. 이 의약품은 질병을 완치시키지 못한다. 다시 말해 환자는 이 의약품을 평생 사용해야 한다. 20년간 이 의약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환자 1인당 70억원이 필요하다. 기적이 너무 비싼 상황이다.

22일 열리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바이오젠의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스핀라자(성분명 뉴시너센) 상정여부가 업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다.

SMA는 영유아와 소아에게 나타나는 희귀 신경근육 질환으로 장애의 정도에 따라 음식을 삼키거나 숨쉬기도 어려운 경우도 있다. 주로 팔, 다리, 어깨, 목, 허벅지 등 몸통에 가까운 부위에 근육 손상이 나타나서 큰 움직임을 할 수 없으며 특히 다리 근육은 약화 속도가 빠르다.

SMA의 발생률은 신생아 1만 5000∼2만 5000명당 1명으로 알려져 있다. 

스핀라자는 요추천자로 경막 내에 투여하는 주사제다. SMA 진단 후 0일, 14일, 28일, 63일에 4회 투여 후 이후 4개월마다 투여된다. 첫해에는 6회, 이후부터는 1년에 3회씩 투여되는 것.

스핀라자의 가격은 1 바이알당 12만 5000달러(한화 1억 4000만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첫해에만 8억원 이상의 비용을 소요된다.

문제는 스핀라자가 유일한 SMA 치료제라는 데 있다. 제약사가 부르는 게 값인 것. 이런 스핀라자가 국민건강보험 급여권 진입을 노리고 있다.

이에 따라 환자들의 스핀라자 급여화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보험재정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가격 탓에 정부의 고민도 덩달아 커지는 상황이다.

이 같은 고민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8월 영국 국립보건임상연구원(NICE)은 스핀라자가 '실질적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가격을 이유로 급여권 진입을 막았다.

외신에 따르면 바이오젠은 스핀라자의 영국 급여권 진입을 위해 NICE에 약가를 공개하지 않는 조건으로 할인을 제안했다. 이마저도 NICE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약가를 더 낮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이오젠의 프리젠테이션에 따르면 스핀라자는 2분기에만 4억 2300만 달러(한화 4800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연간 2조원 육박하는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

의약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 최대치가 1조 50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이미 투자금은 회수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급여화를 기다리는 환자들과 가격을 낮추지 않는 독점 의약품 개발사 사이에서 정부의 결정에 관심이 모아진다.

최근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약가협상을 위해 정부가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며 "사투라는 표현이 맞다. 특히 스핀라자처럼 고가의 치료제의 경우 어려움이 더욱 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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