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대표적인 고혈압치료제 성분인 발사르탄이 전 세계 고혈압 환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다.
발사르탄 사태는 유럽의약품안전청(EMA)과 미국식품의약국(FDA)이 중국 제지앙 화하이의 원료의약품에 대한 수입·판매 중지 조치를 내리면서 촉발됐다. 발암물질인 N-니트로소메틸아민(NDMA)이 검출됐기 때문이다.
곧바로 각 국가의 의약품 당국은 해당 원료를 이용해 만들어진 고혈압치료제를 회수하기 시작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의약품 안전성 서한'을 내고 제조·수입을 중단과 전수조사를 알렸다. 이로 인해 환자는 물론 의료기관, 제약업계는 혼란에 빠졌다.
당국은 의약품의 회수와 검출 여부 확인에 정신이 없었고 의료기관은 환자들의 문의에 시달렸다. 해당 원료로 만들어진 고혈압치료제를 처방한 의료진은 환자의 비난까지 감수해야 했다.
식약처는 논란 5개월만인 12월 19일 영향평가를 공개하며 NDMA가 검출된 발사르탄 복용 환자에게 추가로 암이 발생할 가능성 10만명 당 0.5명으로 ICH 가이드라인에 따라 "무시 가능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 사건은 국내 제네릭 시스템의 문제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실제로 제지앙 화하이 발사르탄 사태로 영국은 2개 업체·5개 제품, 미국은 3개 업체·10개 제품, 캐나다는 6개 업체·21개 제품이 연루된 데 불과한 반면 국내 리콜 조치 품목은 54개 업체·115개 제품이었다.
제지앙화하이 사태 이후 또 다른 중국 제약업체인 룬두의 발사르탄 원료에서도 NDMA가 검출되면서 추가된 리콜만 59개 품목에 달한다.만올해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발사르탄 사태에 대한 당국의 조치에 대한 문제보다 제네릭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강조된 바 있다.
그간 국내 제네릭 시스템 문제는 계속해서 지적돼 왔지만, 발사르탄 사태가 개혁의 촉매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보건복지부와 식약처는 협의체를 통해 제네릭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머지않아 발표할 것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