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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따라쓰는 퇴계 시 七言
[신간] 따라쓰는 퇴계 시 七言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19.01.3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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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환 지음/디자인더하트 펴냄/1만 7500원

선현들은 사람의 됨됨이를 평가하는 잣대로 신언서판(身言書判)을 꼽았다. 그 가운데 글씨는 문자가 발명된 이래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바르게 쓰고, 아름답게 쓰고, 개성적으로 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수많은 명필이 현 시대까지 이름을 알리고 그들의 글씨가 오롯이 전해지는 것은 글씨가 품은 의미가 단순히 의사소통이나 뜻 전달에 머무르지 않는 것을 방증한다.

서예가 이장환이 쓴 <따라쓰는 퇴계 시 七言>이 출간됐다.

출판사 디자인더하트의 기획시리즈 '고전 따라쓰기' 일환으로 펴낸 이 책은 퇴계의 시 중에서 오언시과 칠언시를 따로 묶어 해석하고 독자들이 직접 글씨를 따라 쓸 수 있도록 독려한다.

바른 글씨의 기초는 필획 하나를 바르게 긋는 데서 출발한다. 필획은 서화 감정의 중요한 요체다. 잘 쓴 글씨는 선이 살아 있다. 모든 예술은 조화와 균형을 귀하게 여기며, 소통과 변화를 지닌 창작 예술작품을 최고로 여긴다.

바른 원칙을 갖지 않은 개성은 한갓 비뚤어짐이거나 악습에 지나지 않는다. 기초를 익힐 때 기준과 원칙없이 배워서 습관으로 굳어지면 발전하기 어렵다. 진정한 개성은 바른 원칙을 숙달한 다음에 만개한다. 글씨도 그렇다.

조선조 성리학의 태두로 일컬어지는 퇴계 이황은 일생동안 2500수가 넘는 시를 남겼다. 그러나 퇴계를 알지만 선생의 정신이나 정서를 이해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위인의 학문이나 심성에 가까이 가는 지름길은 읽고 쓰는 것이다. 퇴계의 시를 한 두 편씩 따라 쓰고, 읽다보면 시나브로 선생의 삶 속으로 빠져든다. 마음이 편안해지고 그 안에 담긴 의미를 깨닫게 된다.

글을 따라 쓰면서 퇴계의 정신·영혼·정서와 직접 접속하게 된다.

이 책에는 모두 65편의 퇴계 시를 모았다.

저자는 "퇴계는 자기 마음을 성찰하는 데 고수였으며, 자기 감정의 아주 작음 미심쩍음도 그냥 넘기지 않았다. 그 감정의 인과를 살피고 분석하고 정리해 자기 자신과의 소통을 완벽에 가깝게 했기 때문에 외부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우주 중심으로 안정시킬 수 있었다"며 "그는 마음을 함부로 하지 않고 정일하게 가졌다. 마음을 지키지 못하는 것에서 일상의 온간 사단이 일어난다. 퇴계 공부의 귀결점은 마음을 지키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디자인더하트는 앞으로 논어·도덕경·고사성어·하이쿠 등 필사책 시리즈를 펴낼 예정이다(☎ 010-9911-9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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