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과로사·돌연사...의료계 비통
진료시간 제한 등 준법 진료 시급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과로사에 이어,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전공의가 연휴 당직 근무 후 돌연사한 것으로 알려지자 의사의 진료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의료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의협은 "두 명 모두 설 연휴 의료 공백을 막다 숨진 것으로 의사가 강도높은 노동량을 받아내야 하는 한국 의료체계의 근본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협은 지난해 11월 근로시간 준수와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 근절 등 '준법 진료'를 하자며 '준법 진료 가이드라인'을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 배포하고 올해 안에 준법 진료 정착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의협에 따르면 한국 의사의 평균 진료량은 OECD 평균(연간 일인당 7.4회)의 2.3배(연간 일인당 17회)로 OECD 국가 중 가장 많다. 특히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의 진료량이 더욱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형병원에 근무하는 전공의는 근로자이자 피교육생이라는 이중적 지위로 인해 주당 최대 88시간까지 근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대집 회장은 "대다수 병원 의사들은 근로기준법상 규정된 근로시간을 넘겨 휴식시간 없는 24시간 대기에 주 7일 근무를 하고 있다"며 "안전한 진료환경에서 최선의 진료가 나올 수 있다.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적정 근무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7일 고 윤한덕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센터장의 빈소(국립의료원 장례식장 305호)를 들려 추모했다.
의협 방상혁 상근부회장과 정성균 총무이사. 박종혁 대변인, 김광석 전략기획국장이 고 윤 센터장의 빈소에 들려 함께 추모했다.
고 윤한덕 센터장은 전남의대를 졸업하고 전남대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공의, 전임의를 거쳐 의무사무관으로 보건복지부 국립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란 지진, 동남아시아 쓰나미 등 재난재해 현장 등에서 활동했으며 2006년부터 소방방재청과 응급조사 업무지침을 수립하는 등 응급의료기관 질 평가 도입 등에 앞장섰다.
윤 센터장은 4일 오후 6시경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실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1차 검안에서 '급성 심정지'라는 소견이 나왔으며 누적된 과로로 인한 사망으로 추정된다.
최대집 회장은 "가족과 주말 내내 연락이 되지 않아도 가족은 마치 일상인 것처럼 걱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더욱 가슴 아프다. 평소 윤 센터장이 얼마나 헌신적으로 일에 몰두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