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채널 이상 CT·영상의학과 전문의·전문상담의·방사선사 배치 등
의협 "중소병원 배제하는 독소조항 즉각 철회하라"
폐암이 국가 암 검진 대상에 포함된 가운데, 폐암 검진기관의 과다한 전제조건으로 중소병원의 폐암검진사업 참여를 원천 봉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살리기 TF는 14일 성명을 통해 폐암검진사업에서 중소병원을 배제하려는 독소조항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보건복지부는 2019년 7월부터 국가 암 검진 대상에 폐암을 추가키로 하고, 검진기관 지정기준 등을 규정한 암 관리법 시행령 및 건강검진기본법 시행규칙 개정안에 대한 입법예고했다.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2017년 1만7969명이 폐암으로 사망했고, 전체 암종 중 사망자 수 1위가 폐암이다. 또한, 5년 상대 생존율(일반인과 비교할 때 암 환자가 5년간 생존할 확률)이 26.7%로 췌장암(10.8%) 다음으로 낮고, 조기발견율도 20.7%에 그쳐 위암(61.6%), 대장암(37.7%), 유방암(57.7%)과 큰 차이가 난다.
TF는 암 검진 대상에 폐암이 추가된 것에 대해서는 크게 환영하지만, 폐암 검진기관의 전제조건으로 인해 중소병원의 참여를 막아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보건복지부는 '폐암 검진기관은 ▲16채널 이상 컴퓨터단층촬영장치(CT)를 갖춰야 하고 ▲영상의학과 전문의(폐암검진 판독교육 이수) ▲전문성 있는 결과 상담을 제공할 수 있는 의사(관련교육 이수) ▲방사선사 등을 상근으로 배치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제시했다.
TF는 "복지부가 많은 중소병원의 폐암검진사업 참여를 원천적으로 봉쇄하려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암 검진사업은 무엇보다 의료기관의 접근성과 진단의 정확성이 필수적"이라며 "과다한 고가의 의료기기 사용 조건은 오히려 또 다른 국가적 낭비를 초래할 것이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중소병원의 참여를 제한하거나 부담을 지워 결과적으로 폐암 검진사업 본래의 취지를 퇴색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건복지부는 충분한 의료인력과 폐암 진단에 필요한 장비를 갖춘 중소병원을 배제하려는 독소조항을 즉각 철회하라"면서 "적정 의료기기의 사양에 대하여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 중소병원살리기 TF는 "국가는 수검자가 더욱 쉽게 검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의료기관에서 검진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며 "고가의 진단기기 사양의 중요성을 핑계로 세계적으로 우수한 대한민국 의료진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폭넓은 검진을 시행하여 국민의 건강 증진을 위한 국가 폐암검진 사업 본래의 목적이 달성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