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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특허만료에도 한국시장은 호구?
의약품 특허만료에도 한국시장은 호구?
  • 최원석 기자 cws07@doctorsnews.co.kr
  • 승인 2019.0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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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피토·비리어드 시장규모 30배...미국 보다 커
특허만료 오리지널·제네릭 약가정책, 주요 원인

다국적제약사의 특허만료 의약품이 유독 한국에서만 승승장구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매출이 급락하는 것과 상반되는 행보다.

심지어 상위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는 몇몇 의약품의 경우 시장 규모가 30배에 달하는 미국보다 큰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특허만료에 따른 약가인하의 미약함와 제네릭에 대한 평가절상을 꼽고 있다.

18일 다국적제약사출입기자모임이 종합한 다국적제약사 글로벌 본사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특허만료 의약품 대부분이 한국시장에서 시장규모에 비해 현저히 많은 포션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이자 '리피토', 길리어드 '비리어드', BMS '바라크루드', MSD '싱귤레어', 노바티스 '엑스포지' 등 각사 대표 품목의 지난해 국내 원외처방액은 미국 매출액을 뛰어넘는다.

2017년 기준 미국 제약시장 규모는 524조원, 한국 제약시장 규모는 15조원에 불과하다. 시장 규모가 33분의 1인 시장에서 가져가는 수익은 더 큰 이상한 상황이다.

글로벌·미국 매출액:각사 연차보고서 기준, 국내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의협신문
글로벌·미국 매출액:각사 연차보고서 기준, 국내 원외처방액:유비스트 기준ⓒ의협신문

리피토는 지난해 국내에서 1626억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하며 국내에서 최대 처방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2008년 특허만료 후에도 연평균 5% 이상 성장한 결과다.

리피토의 글로벌 매출액의 경우 2011년 11조 1100억원에서 2012년 4조 2000억원, 2013년 2조 4200억원까지 떨어져 지난해에는 2조 3000억원을 기록했다.

미국내 매출은 2011년 5조 8000억원에서 2012년 9900억원, 2013년 4500억원으로 급락했다. 이후 지난해 매출액은 1228억원으로 한국에서 거둬들이는 수익이 오히려 커졌다.

비리어드의 경우 특허만료 이후 한국 매출 비중이 글로벌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2017년 특허가 만료된 비리어드의 지난해 전세계에서 343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전년 9890억 대비 65.7% 급락이다. 미국에서도 2017년 5490억원에서 지난해 560억원까지 매출액이 곤두박질쳤다.

반면 국내에서는 2017년 1660억원에서 지난해 1540억원으로 소폭 떨어지는 데 그쳤다. 약가 인하폭을 고려하면 처방량은 오히려 늘었다. B형간염 환자 수가 많은 한국의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의아한 부분이 있다.

의료계에서는 특허만료 후에도 오리지널을 선호하는 배경으로 제네릭 약가를 꼽았다. 현행 약가정책으로는 특허만료 1년 후부터 제네릭과 오리지널의 약가가 같아진다. 제네릭의 유일한 장점인 환자 약제비 부담 감소가 국내 시장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

실제로 최근 <의협신문>이 의료진 4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네릭 가격이 오리지널 대비 어느 정도 수준이면 처방을 고려하시겠습니까?' 설문조사 결과 51.7%(214명)이 제네릭 약가가 현행 오리지널 약가 대비 50% 이하일 때 처방을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50∼70% 수준이라면 처방을 고려하겠다는 의견도 37.7%(156명)에 달했다. 제네릭 약가가 오리지널 대비 낮다면 처방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오리지널은 처방 데이터가 충분하고 원료 등 생산시스템에서도 신뢰가 높다. 오리지널과 제네릭 약가가 같은데 굳이 기존 처방을 바꿀 이유가 없다"며 "실제로 써보면 효과가 다른 경우도 있다"고 밝혔다.

오리지널 특허만료 시 약가인하율 또한 현행 53.55%로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유럽 등에 비해 특허만료 의약품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다는 설명이다.

다국적제약사의 한국지사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한국의 약가 정책 하에서는 오리지널과 제네릭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은 맞다. 그러나 특허만료 오리지널의 매출 성과는 한국지사가 한국인 대상 임상 진행 등 데이터 기반으로 다양한 노력을 기함으로써 제품의 가치가 인정받은 결과물"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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