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18일 세 번째 '생명사랑' 후원의 밤
문용자 이사장 "남북 건강공동체 위한 씨앗 뿌려 달라" 호소
남북한 인구의 평균수명은 14살, 영유아 사망률은 14배 가량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정치적 통일에 앞서 심각한 건강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준비하고, 지원하는 게 먼저라는 처방도 제시됐다.
문용자 남북보건의료재단 이사장(대한의사협회 고문)은 18일 쉐라톤 서울팔레스에서 열린 세 번째 후원의 밤 행사 개회식에서 "수십 년간 벌어진 건강격차와 질병양상의 차이는 남북한 주민의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북한주민의 불건강 상태는 한반도 공동체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북한 주민의 건강 증진은 한반도 공동체를 대비한 가장 유효한 투자"라고 밝혔다.
"육체적·정신적·사회적으로 건강한 사람들 간의 통합은 통일된 한반도의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한 문 이사장은 "후원자 여러분이 뿌린 씨앗은 차가운 동토 속에 생명을 잉태하고, 한반도 건강공동체를 만들 수 있는 귀중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함께 나누는 생명사랑'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남북보건의료재단은 통일부 인가 비영리단체로 2015년 8월 창립 이후 ▲북한 보건의료교육 지원 ▲통일 보건의료인력 개발·육성 ▲남북 보건의료 교류·협력 ▲통일보건의료 학술연구·통일교육 ▲통일 공감대 확산을 위한 나눔문화 등 보건의료 재건과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평양과학기술대 의학부 설립 지원·통일보건의학 우수 인재 장학금 지원·통일 및 북한지원 국내외 NGO 네트워크 구축 등을 비롯해 의협·고려대 민족문화연구원과 함께 남북의학용어 통일을 위한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후원의 밤에는 김철수 대한치과의사협회장·추무진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이사장·이향애 한국여자의사회장·박홍준 서울특별시의사회장·경만호 대한결핵협회장·김진경 초대 평양과학기술대 총장·안혜선 의협 사회참여이사 등을 비롯해 건강한 한반도 공동체를 만드는 데 공감한 보건의약계 인사 200여명이 참여했다. 김연재 한국애보트 전무는 사회를 맡아 재능 기부를 했다.
최대집 의협 회장의 인사말을 대신 전한 안혜선 사회참여이사는 "2000년 이후 남북공동 협력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평양과기대 지원사업은 유일한 남북 보건의료계의 대화와 소통의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격려한 뒤 "의협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남북의학용어 편찬사업을 통해 의학분야부터 통일의 기반을 조성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손경구 이사는 "영유아 시기인 1000일 동안의 건강이 평생건강을 좌우한다"면서 "북한 영유아들의 심각한 영양 실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 달 1만원으로 매일 두유 한 잔을 선물할 수 있다. 한 잔의 두유로 미래 세대에게 커다란 변화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다.
김영훈 운영위원장(고려의대 교수·고대안암병원 심장내과)은 "남북간 의학용어의 간극을 줄이는 일은 정확하고 원활한 소통을 위해 주저함 없이 시작해야 할 과제"라면서 "의학교육 용어와 의료행정 용어의 기초가 될 남북의학용어사전 편찬 사업을 위해 의협을 중심으로 컨트롤 타워를 만들어 남북 편찬자 간 협력을 이끌어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운영위원장은 "북한에 대한 지원은 일방적이 아닌 북한 주민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보건의료분야 인재를 양성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건강한 한반도를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여러분 모두가 생명의 끈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
후원회 마지막 무대는 남북보건의료교육재단 이사진과 운영위원이 참여, 통일 노래 '사람의 통일'을 함께 부르며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