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통보' 문자로 했다간…'악덕 고용주' 낙인

'해고 통보' 문자로 했다간…'악덕 고용주' 낙인

  • 홍완기 기자 wangi0602@doctorsnews.co.kr
  • 승인 2019.04.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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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문자' 통보 NO…반드시 서면으로 경고·해고 통보
4인 이하 사업자라도 사유, 양정, 절차 정당성 갖춰야

(사진=pixabay) ⓒ의협신문
(사진=pixabay) ⓒ의협신문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

A의사는 지각은 밥 먹듯 하고, 마음대로 결근하는가 하면 환자와의 트러블이 끊이지 않는 B직원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 몇 번이나 좋은 말로 경고했지만, 개선의 여지가 없는 B직원에게 어느 날,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라고 회심의 일격을 날렸다.

이제 두 다리 쭉 뻗고 잘 수 있을 거라 생각한 A의사. 하지만, 직원의 협박이 시작됐다. '부당해고'란다. 무엇이 잘못된 걸까?

A의사는 ▲'구두'로 해고를 통보한 방법상의 문제와 ▲해고 30일 전 예고를 무시한 시기적인 문제에 대한 실수를 저지른 것.

근로기준법 제26조에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해야 한다. 불이행 시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26조를 위반했을 경우, 제110조 벌칙 규정에 의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처음 계약할 때 '근로계약서'를 꼼꼼히 챙겨야 하지만, '해고'를 통보할 때도 근로기준법령을 준수해야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시정요구 사항을 '문서'로 남기는 것도 필요하다. 

카카오톡이나 문자 등 SNS를 이용한 해고 통보나 경고는 인정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장영진 변호사(장영진 법률사무소)는 "판례에 따르면, 이메일을 보내서 수신확인을 했을 경우 인정한 사례가 있다"며 "하지만, 원칙적으로 카톡이나 문자 등 SNS를 통한 해고 통보나 경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실제 최근 '구두 해고'를 유도하고, 이를 빌미로 근로기준법 위반을 들어 고발하겠다고 협박하며 거액을 받아내는 상습범 C씨의 사례가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C씨는 근무 첫날부터 사사건건 다른 직원과 충돌을 일으키고, 근태도 일부러 지키지 않는 등 근무 태만을 보였다. "그만두라"는 구두 해고 통보를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내일부터 나오지 마세요!"라는 구두 해고 통보를 받은 C씨는 부당해고라며 1800만 원을 요구했다.

해고된 근로자는 3개월 이내에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 부당해고로 인정되면 고용주는 평균 5~6개월 치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C씨는 심의 절차가 길어질수록 지급할 돈이 많아져 고용주가 빨리 합의를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악용했다.

D의료 커뮤니티에는 "해고 통보도 이제 주의해서 해야겠네요"라며 해당 기사를 공유했다.  댓글에는 "신경 쓸 게 너무 많다", "병원에도 저런 직원 있다", "요주의 인물을 공유해야 한다" 등의 의견이 달렸다. 그 중 "나는 그래서 5인 이상 직원을 안 뽑는다. 5인 이상일 때만 신경쓰면 된다"는 댓글이 추천을 많이 받았다.

5인 미만의 의료기관은 근로기준법을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걸까?

근로기준법 제11조 제1항은 "이 법은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모든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제2항은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대하여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이 법의 일부 규정을 적용할 수 있다"고 규정,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임을 명시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에는 '상시 4명 이하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에 적용하는 법 규정'을 별표로 따로 규정하고 있다. 이 중 '해고 통보' 규정이 있는 제26조 또한 포함돼 있다. 결국, 가능하면 '근로기준법'을 모두 준수해야 '뒤탈'이 없다는 말이다.

장영진 변호사는 "근로기준법 제27조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면서 "이를 어길 때, 근로자는 제28조에 따라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고, 노동위원회가 부당해고로 판정하면 구제명령을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장 변호사는 "해고에는 세 가지 정당성이 있어야 한다. 사유, 양정, 절차에 있어서 정당성을 갖춰야 한다"며 "이때, 가장 지키지 않는 것이 바로 '절차'다. 사용자는 해고에 대한 예고 및 서면통지를 통해 적법하고 유효한 해고를 이행할 수 있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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