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 2019 서울 국제학술대회 참관기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 2019 서울 국제학술대회 참관기

  •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 desk@doctorsnews.co.kr
  • 승인 2019.04.16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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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의대·한국의학교육협의회 공동 주최...16년 만에 열린 서울대회 호평
의과대학 평가인증 비롯해 졸업 후 의학교육 선진화 위한 이정표 자리매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과 한국의학교육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2019 WFME 서울대회는 전 세계 57개국에서 810명이 참여, 당초 예상 인원을 훌쩍 넘어섰다. ⓒ의협신문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과 한국의학교육협의회가 공동 주최한 2019 WFME 서울대회는 전 세계 57개국에서 810명이 참여, 당초 예상 인원을 훌쩍 넘어섰다. 대한의사협회는 분담금을 지원하고, 최대집 의협 회장이 개막식에 참석, 의학교육 평가의 중요성과 국제 공조를 강조했다.  ⓒ의협신문

세계의학교육연합회(World Federation for Medical Education:WFME)의 세계학술대회(2019 World Conference)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과 한국의학교육협의회 공동 주최로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4월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성황리에 개최됐다. 

WFME는 1972년 세계의사회(World Medical Association: WMA)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동으로 설립한 단체로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하는 의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목적으로 삼고 있으며, 전 세계를 6개 권역으로 나누어 각 지역의학교육협회를 두고 운영하고 있다.

WFME 6개 지역의학교육협회는 WHO 산하 6개 지역단체와 관할지역이 동일하여 주요 현안에 대한 국제 조류와 글로벌 수준의 일관성 있는 정책기조를 형성하고 공유하는 특징이 있다.

우리나라는 WHO 서태평양지역 소속 회원국인 것처럼 WFME 서태평양지역 연합체인 서태평양의학교육협회(Western Pacific Association for Medical Education:WPAME)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 

WFME는 영국의과대학협회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고든(David Gordon) 맨체스터의과대학 학장이 회장을,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전 고려의대 교수)이 부회장을 맡아 연합회 회무를 운영하고 있다. 

WFME는 2003년 코펜하겐 세계학술대회에서 당시 회장인 한스 칼이 코페하겐대학과 스웨덴의 룬트대학, 덴마크 왕실 등 여러 기관의 협조를 받아 성대한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당시 기본의학교육을 비롯하여 졸업 후 교육과 평생교육에 관한 평가인증 기준을 대외적으로 공표했다. 이후 2012년 WFME 세계학술대회를 스웨덴의 말뫼에서 개최하려 했으나 그리스를 시작으로 유럽지역의 심각한 연쇄 경제위기 여파로 취소되는 곡절을 겪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약 16년 만에 개최한 '2019 WFME 서울대회'는 여러 가지 특색과 의미를 지니며 성공한 대회로 거듭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9 WFME 서울대회는 전 세계 57개국에서 810명이 참석, 당초 예상 인원을 훌쩍 넘어섰다. 단일 국가로는 필리핀이 70명이 등록해 가장 많은 수의 인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의 평가인증 선진국들도 대거 참여해 기존  세계의학교육연합회의 주도권에도 변화가 있음을 실감케 했다. 

4일 동안 펼쳐진 2019 WFME 서울대회는 첫 날 개막식 직전 전반적인 내용과 행사 운영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오리엔테이션 성격의 워크숍을 별도 마련했다. 고든 회장이 영어로, 안덕선 부회장이 우리말로 별도의 장소에서 동시에 진행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고든 회장은 발표자료를 통해 "세계의과대학명부(World Directory of Medical Schools)에서 중국의 중의학과 한국의 한의학 교육을 제공하는 대학은 명부에서 제외한다"는 분명한 방침을 천명, 참석자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고든 회장은 지난 2018년 파리에서 대한한의사협회의 요청과 주프랑스한국대사관의 주선으로 우리나라 한의과대학의 세계의과대학명부 등재 요청에 대한 회의를 개최한 내용을 상세히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보완대체의학으로 분류되는 분야의 교육기관은 세계의과대학 명부에서 제외한다는 WFME의 결정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번 서울대회에서 WFME은 기존의 의과대학 평가인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턴교육과 졸업 후 교육(전공의 교육) 그리고 인문사회의학의 기준 등 새로운 분야를 집중 조명했다. 향후 WFME이 졸업 후 교육의 평가인증에 대한 국제적 공조와 평가기구에 대한 인정사업을 검토하고 있음을 발표했다. 이를 위한 전초작업으로 각 나라의 의학교육평가원장과 졸업 후 교육 관련기관의 인사들이 참여, 인턴교육과 졸업 후 교육에 대한 국제 모범사례를 소개하고 자료를 공유했다. 

실증적 선진 사례인 미국의 전공의교육평가원(American Council of Graduate Medical Education)을 비롯해 캐나다의 전공의교육 평가기관인 왕립캐나다의학회(Royal College of Physicians and Surgeons of Canada), 호주의 의학교육전주기 평가인증기구인 호주평가원(Australian Medical Council)이 참가,  졸업 후 교육의 변화와 평가인증에 대한 최신 동향을 소개해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뿐만 아니라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의 의과대학평가인증기구도 현재까지의 발전된 모습과 앞으로 예상되는 변화된 모습을 가늠케 했다.

세계적으로 의과대학 평가인증 의무화를 간접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미국 Educational Comission for Foreign Medical Graduates와 부설기관인  Foundation for Advnacement of International Medical Education and Research(FAIMER) 등에서도 전문가들을 다수 파견, 평가인증의 국제적 흐름에 대한 미국의 역할과 리더십을 알렸다. 

WFME는 영국의과대학협회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고든(David Gordon) 맨체스터의과대학 학장이 회장을,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전 고려의대 교수)이 부회장을 맡아 연합회 회무를 운영하고 있다. ⓒ의협신문
WFME는 영국의과대학협회장을 역임한 데이비드 고든(David Gordon) 맨체스터의과대학 학장이 회장을, 안덕선 의료정책연구소장(전 고려의대 교수)이 부회장을 맡아 연합회 회무를 운영하고 있다. ⓒ의협신문

WFME은 4월 9∼10일 실행위원회를 열어 모든 의제를 소화했다.

WFME 실행위는 전임 회장, 회장, 부회장, 6개 지역의 협회장, WHO 대표, 세계의사회 대표, 미국 ECFMG 대표, 세계의과대학생연합회(IFMSA) 그리고 Junior Doctor Network(JDN) 대표가 실행위원으로 참여,  명실공히 세계 규모의 의학교육 분야 전문가 연합체로서의 기능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실행위에서는 2019 WFME 서울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힘 입어 앞으로 매 3년 마다 WFME 세계학술대회를 정기적으로 열기로 결정했다.

고든 회장은 "앞으로 어떤 학회든 국제 규모의 학술대회를 개최하려면 2019 WFME 서울대회 수준은 돼야 한다"면서 "WFME 개최국으로서 가장 적합하고 수준있는 나라"라고 밝혀 대한민국의 국제적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1년이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보여준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준비와 학술대회 전문업체가 보여준 전문성, 무엇보다도 공동주최기관인 고려의대와 한국의학교육협회회의 열의에 진지한 감사를 표했다. 

벚꽃 개화 시기에 맞추어 열린 서울대회는 참가자들의 편의를 최대한으로 배려하고, 학술대회 기간에 펼쳐진 개막식, 폐회식, 회장주최 만찬, 대회 만찬 등 예정된 일정 모두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한 완벽에 가까운 행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한의사협회는 최대집 회장의 인사말과 분담금 등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음으로써 우리나라 의학교육자들에게 매우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는데 일조했다. 특히 전공의 교육의 현대적 흐름은 참가자 모두에게 매우 깊은 인상을 주었다. 

그동안 대회 준비로 쌓인 피로가 말끔히 사라지고, 국위를 선양한 보람도 생겼다.

모든 행사가 마찬가지듯 이번 서울대회 역시 아쉬움이 여운으로 남는 국제학술대회였다. 

외국 참가자들은 우리나라에서 정부 차원의 전공의 교육에 대한 지원이 없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번 서울대회는 우리나라 의학교육자에게 인턴과 전공의 교육의 현 주소와 여러 가지 복잡하고 어려운 상황들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미국·캐나다 등이 보여준  전공의 교육과 평가 현황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향후 한국 의학교육계가 추구해야 할 롤 모델로 삼을 수 있는 값진 대회로 자리매김했다고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이번 서울대회에서 WFME은 기존의 의과대학 평가인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턴교육과 졸업 후 교육(전공의 교육) 그리고 인문사회의학의 기준 등 새로운 분야를 집중 조명했다. ⓒ의협신문
이번 서울대회에서 WFME은 기존의 의과대학 평가인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인턴교육과 졸업 후 교육(전공의 교육) 그리고 인문사회의학의 기준 등 새로운 분야를 집중 조명했다. ⓒ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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