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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ted. 2024-04-17 06:00 (수)
시론 [기고] 의료계 발전 로드맵 제시할 때
시론 [기고] 의료계 발전 로드맵 제시할 때
  • 송성철 기자 songster@kma.org
  • 승인 2003.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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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해영(서울 성북구의사회장)

오늘날 의료인으로 살아가는 것 그중에도 개원의사로 살아가는 것은 고통이요 불안의 연속이다. 자고나면 씌워지는 통제와 삭감 통지표에 시달리고 감기지침이다, 전산심사다 재정 절감에만 맞추어진 규격진료 시도에 몸서리를 친다.

하기야 의약분업을 평등분배의 잣대로 민주주의의 사상적 혼돈으로 내놓은 내용이 사회주의 이념으로 꾸려져 있어 예견된 것이었지만 결국, 건강보험재정은 병든 보험재정이 되었고, 우리는 벼랑 끝에 와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이대로 둔다면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근간인 동네의원이 무참히 무너질 것이고 대한민국의 의료는 분명 붕괴될 것이다.

의료인들이여! 이제는 위기를 말할 때는 지났고, 생존을 생각할 때이다. 말할 수 있는 자들은 침묵하지 말아야 하고, 정책을 담당하는 이들은 한국의료의 붕괴를 막을 정책대안을 내 놓을 때이다.
누가 이렇게 몰락한 의료정책의 주체로서 정책 공백을 메울 수 있는가? 당사자이자 전문가인 의료인이 나서서 구멍 난 의료정책의 복원의 축을 담당하여야 한다.

우리 시대를 불안케 하는 것은 1만 불 트랩에 걸려 헤매는 경제정책에서 뿐만이 아니라 사상적 가치의 혼돈이 더 힘들듯이 의약분업의 덫에 걸려 의료도 몰락하고 의사윤리도 추락하니 그것이 더 힘든 것이다.

변호사 1위, 한의사 4위, 고위 공무원이나 연구 관리직이 모두 소득순위 10위내에 들었지만, 의사가 그에 끼지 못했다는 보도는 이제 우리에게 더 이상 아무 소회도 일으키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리라.

불안의 이 시대를 극복할 변화의 주체는 다름 아닌 의사 우리여야 한다. 이 순간 우리를 불안케 하는 것은 채찍질하고 몰아대는 당국뿐만이 아니라 이에 대항하는 우리조직의 실효성 있는 대응능력의 상실에 그 요인이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모순과 왜곡을 바로 잡아줄 구세주라도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혹시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은 정치 관료가 나서서 해결해주기를 바라고 있음인가?
현 의료정책에서 더 이상 물러 설 곳이라도 있단 말인가?

보험이라는 미명아래 실제는 할인제도에 불과한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구미식, 일본식에다 대만식까지 걸쳐놓은 누더기 제도가 되어 주변국들의 연구대상이 되어 있다니 이제 얼마나 더 병든 보험제도로 웃음거리가 되고서야 막을 내릴지 불안하지 않은가?

변화의 주체인 의사단체는 자신의 주장이 없는가 아니면 하지 못하는 것인가?
보험제도가 미국식이 좋으면 철저하게 미국식이어야 한다고 주장하자 그저 후발국은 성공한 모델을 따라야 한다.

실패한 유럽사회주의 방식은 폐기하여야 한다. 총액예산제라는 무모한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당국의 몸짓을 보고 있노라면 개원의 들의 숨넘어가는 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이제 불안의 시대를 극복하고 한국 의료를 살릴 생존 아젠다를 내놓아야 한다. 의료도 살리고 나라도 발전시키는 소위 극복 로드맵을 제시하여야 한다. 이로 인해 더 이상 의료가 몰락을 맞기 전에 붕괴를 막을 정책대안을 제시하고 지속적으로 사회 쟁점화시켜 목적을 달성하여야 한다.

오늘의 불안은 미래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이 없기 때문이고 이것은 생존 아젠다와 극복 로드맵 같은 의료계 내부의 확실한 방침이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우리는 이를 위한 준비작업으로 하루빨리 내부 직역간 불신해소에 앞장서야 하고 회원들의 공동체 의식 강화에 혼신을 기울여야 한다.

이것이 성공하면 명석한 전문지식집단인 우리 의사들은 자연히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치고 일어나 자발적으로 지혜를 모아줄 것이며 자신감을 회복하여 혼선 없이 실효성 있는 대응능력을 발휘할 것이다.
이런 시급한 극복 로드맵을 누가 만들 것인가?

그야 두말할 것도 없이 대한의사협회이다. 회원들이 모아준 100억원 상당의 예산을 집행하는 의협과 그 정책연구소가 이 일을 주도하고 이끌지 않는다면 그 존재의 이유를 상실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 의료계의 큰 불안요소 중의 하나가 회원들의 변화를 강력하게 이끄는 동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제라도 대오 각성하여 한국의료의 붕괴를 막고 구멍 난 의료정책 복원을 위하여 서둘러 목표에 대한 우선순위를 정하고 회원들에게 미래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심어줄 확실한 방침이 담긴 '한국 의료발전 로드맵'을 내놓아야 하며 또한 그렇게 해 주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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