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건 지음/살림출판사 펴냄/1만 3000원
인류에게 전쟁이 없던 시대가 있었을까.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촌 어디에선가는 참상이 거듭되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의학의 발전은 전쟁과 떼려야 뗄 수 없다. 부상당한 병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한 의료인의 처절한 노력과 희생이 의학의 진전을 이루는 토대가 됐다. 과연 전쟁은 의학의 발전에 어떤 의미를 남겼을까.
황건 인하의대 교수(인하대병원 성형외과)가 <인류의 전쟁이 뒤바꾼 의학 세계사>를 펴냈다.
전쟁은 인간에게 피할 수 없는 고통과 절망을 안겨줬다. 그런데 전쟁 때문에 도리어 의학이 발전하면서 인류에게 희망을 선사했다.
이 책은 인류 역사에서 전투력 보존이 절실한 전쟁터에서 부상자를 어떻게 살려내고, 그 경험을 토대로 의술이 어떻게 발전했는지, 질병과 죽음을 극복하는 데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저자는 고대 트로이전쟁부터 중세와 근대를 거쳐 현대의 전쟁터로 안내하면서 절망속에서 피어난 '의학 발전'이라는 희망의 흔적을 탐색한다.
전쟁에는 늘 대규모 인명 살상과 함께 감염병 등 질병이 뒤따른다. 이 책은 그림이나 삽화·사진 자료 등을 통해 전쟁이라는 악행 속에서도 전쟁이 없었으면 얻을 수 없었을 새로운 의술을 생동감있게 전달한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2017년 <국방일보>에 9개월간 연재한 '전쟁, 의술을 꽃피우다' 칼럼 37편을 재편집해 단행본으로 묶은 것이다.
모두 5부로 구성된 책에는 ▲고대-중세 전쟁:의학과 의술에 눈 뜨다(트로이전쟁과 아킬레우스힘줄/뼈를 깎는 아픔을 견뎌낸 관우/펠로폰네소스전쟁과 아테네 혁명/오이디푸스와 테베 혁명/로마제국의 의무부대/16세기 전장의 영웅들) ▲근대전쟁:의료 개혁이 일어나다(나폴레옹이 건강했다면 역사가 바뀌었을까?/'날아다니는 구급차'와 나폴레옹의 의료 개혁/크림전쟁과 나이팅게일/프랑스-프로이센전쟁과 살균 소독법/미국-스페인전쟁과 황열병/전쟁터네서 쇼크사를 막기 위한 노력) ▲제1·2차 세계대전:의술이 한층 정교해지다(제1·2차 세계대전과 성형수술/제1·2차 세계대전과 독가스/아우슈비츠와 731부대, 악마와 손잡은 과학/제2차 세계대전과 간염예방/페니실린을 최초로 사용한 제2미육군병원) ▲한국전쟁:민족의 비극 속에서 의학이 발달하다(한국전쟁과 전염병 예방/입술갈림증 수술과 콩팥증후출혈열/'더운 피' 수혈과 혈액투석/헬기의 등장과 마취술의 발달/전장에서 꽃피운 희생적 인술) ▲베트남전쟁과 그 이후:화학무기·병균과의 전쟁을 치르다(베트남전쟁과 고엽제 피해/베트남전쟁과 군의관의 활약/소련-아프간전쟁과 소련군의 감염병/이라크전쟁과 진화하는 병균) 등을 통해 전쟁 속에서 일궈낸 의학의 발전상을 되짚어간다(☎ 031-955-1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