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담당자 73.1% '후회되는 직원 있다'…1위 '빈 수레형(高 스펙·NO 효율)'
개원의들 '트러블메이커형·핸드폰만 보는 베짱이형' 등 꼽아
'월급루팡'
'월급'과 도둑의 대명사인 프랑스 괴도소설의 주인공인 '루팡(lupin)'을 결합시킨 단어다. 흔히 회사에서 하는 일 없이 월급만 축내는 직원을 일컫는다. 최근 네티즌들은 '월급루팡'을 위한 바쁜 척 하는 법을 공유하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지친 표정을 지어라 ▲끝없이 무언가를 적어라 ▲너무 집중해서 못 들은 척을 해라 ▲퇴근 5분 전에 "벌써 6시야?"라는 멘트를 날려라. (야근한 것으로 기억될 수 있다) ▲자리를 비운 뒤 돌아올 땐 가쁜 숨을 몰아쉬어라 등 유쾌한(?) 조언들이 쏟아진다.
'일 안 하고 월급 받기'는 직장인들의 로망일 수 있겠지만 고용주의 입장에선 왜 뽑았나 싶은 잉여 직원일 수 있다.
최근 한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인사담당자 350명을 대상으로 '채용이 후회되는 직원 유형'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후회되는 직원이 있다'고 답한 인사담당자는 73.1%였다. 10명 중 7명 이상이 '후회 경험'이 있다고 답한 것.
채용이 가장 후회되는 직원으로는 ▲서류상 스펙만 좋고 실무 못하는 '빈 수레형'이 17.6%로 1위를 차지했다. ▲업무 습득 느린 '답답이 형'(17.2%)이 2위, ▲편한 일만 하려는 '월급루팡형'(15.2%)이 3위를 차지했다.
개원의들 역시 직원들을 채용하는 고용주다. 개원의들을 대상으로 '채용을 후회하는 직원 유형'을 물었다.
가장 많이 꼽힌 유형은 '환자에게 불친절한 직원'과 '근무 시간에 핸드폰만 보는 직원'.
A개원의는 "면접 때는 밝은 인상이 좋아, 채용했는 데 막상 일을 시작하니, 접수대에서 맨날 핸드폰만 쳐다보고 있다. 환자가 온 걸 눈치채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탄했다.
"앞으로는 채용할 때 핸드폰 사용에 대해 자제해 달라는 부탁과 환자에게 친절할 수 있는지를 먼저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은근히 파벌을 형성하거나, 특정 직원을 따돌리는 '트러블 메이커' 직원 유형도 있다.
B개원의는 "원래 6명의 직원이 근무했다. 한 명 더 늘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직원들의 요구가 있었고, 한 명 정도는 더 늘려도 괜찮을 것 같아 C씨를 채용했다"면서 "하지만 C씨가 들어오고 나서, 직원들 간의 분위기가 이상해 진 것이 느껴졌다. 가장 오래 일한 직원에게 슬쩍 물어보니 'C씨가 은근히 파벌을 만들어, 식사도 특정 그룹끼리만 하고 있다'고 전해줬다"고 '트러블 메이커' 직원으로 인한 고충을 털어놨다.
"다른 직원들 역시 C씨가 온 이후에 뒷담화 문화가 많이 생긴것 같다고 하더라. 양 쪽의 이야기를 들어봐야한다는 생각에 C씨를 불러, 물어봤지만 억울하다고 했다"며 "증거도 없고, 조치할 방도가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담 섞인 의견이었지만, '비싼 밥을 찾는 직원'을 꼽은 개원의도 있다.
D개원의는 "회식 때, 메뉴로 항상 소고기를 고집하는 직원이 있다. 가장 뽑은 게 후회되는 순간"이라며 "그 직원은 추가도 상당히 많이 한다. 물론 일도 밥값 이상 더 잘한다"고 웃으며 이야기 했다.
기타 의견으로는 ▲퇴근시간 가까이 되면 아무것도 안하는 직원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은근히 헐뜯는 직원 ▲지각과 결근을 밥먹듯하는 직원 등을 꼽았다.
채용을 후회한 적이 없다는 답변도 있다.
E개원의는 "나는 인복이 많은지, 한 번도 뽑아놓고 후회한 직원이 없다"면서 "항상 열심히 일해 주는 직원들이 너무 고맙다. 평생 함께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