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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 의사면허 관리 필요
체계적 의사면허 관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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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6.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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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안전을 위한 제언 1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의사평론가)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의사평론가)

대한민국에서 의과대학이나 의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후 국가의사면허시험에 합격하면 의사면허를 취득한다. 의사 면허를 가진 자는 진료(practice)를 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의과대학 실습기간 중 의학지식을 임상진료에 적용하는 것을 보고, 술기를 배우고 있다.

하지만 의과대학 재학 중에 배우고 익힌 진료역량으로는 실제 진료현장에 독자적으로 환자를 진료하기에 매우 부족하다. 의사면허만 있으면 별다른 연수과정 없이 바로 독자적인 임상진료를 할 수 있는 현재의 불안한 단계를 벗어나야 할 때다. 또한 환자를 직접 진료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범죄행위를 한 사람이나 신체적 결함, 인지장애등을 가진 사람들을 걸러낼 과정도 필요하다. 

의료인력의 글로벌화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환자 안전을 위한 실제적이고 체계적인 면허관리가 필요하다. 부족한 진료역량을 향상시키고 진료에 부적절한 사람을 걸러내는 제도가 필요하다. 

 

부족한 진료역량을 회복해야

첫째, 의사면허를 막 받은 상태의 새내기 의사들이 실제 진료 역량을 가지도록 임상 교육과정이 확보돼야 한다. 대학에 따라 실습학생들에게 술기를 직접 해보도록 실습기회를 제공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참관 수준의 실습이 대부분이다. 인턴과정을 마친 경우도 그다지 다르지 않은 수준이다. 의과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공중 보건의사로 파송된 경우 진료역량이 매우 미숙한 상태다. 일정기간 전임 의사들의 처방을 따라하는 수준이다. 환자 안전 문제가 되지만 수면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아무도 지적하는 사람이 없었다. 으레 그렇게 의사가 되어가는 것으로 받아드리고 있었다. 개인마다 진료역량이 다르겠지만 평균적인 진료역량을 갖추도록 일정 기간 정해진 교육기간이 필요하다. 

둘째, 의사면허를 가지고 있다고 모두 진료(practice)를 하는 것이 아니다. 전공과별로 실제 환자진료를 하지 않는 과도 있고, 기초의학을 하는 분들도 있다. 실제 이런 분들이 개원하거나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대한민국 의료법상으로는 진료를 한다고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제도적인 보완이 있어야 한다. 이런 분들 중에 실제 진료를 하기 원하는 분이 있다면 이 분들을 위한 교육과정이 필요하다.

셋째, 진료를 해오던 분이 오랜 기간 동안 개인적인 사정으로 진료를 하지 않다가 다시 진료를 하려고 할 때 진료역량을 다시 갖출 수 있도록 재교육 과정이 필요하다.

넷째, 외국의과대학을 졸업한 사람이나 외국의사의 진료허용과 진료역량 관리, 남북통일 후 면허 관리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임상진료 부적격자 걸려내는 과정 필요

첫째, 의사가 진료를 수행 할 수 있는 신체적, 정신적 문제가 있는 사람을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머리를 다친 적은 없는지, 감염성 질병은 없는지, 수술을 하기 힘든 신체조건은 없는지 등을 정기적으로 관리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자신이 직접 신고하고 있다.

둘째, 의사로서 품위를 손상시키는 비윤리적인 행동을 한 사람들을 걸러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금고 이상의 성범죄를 지었거나 마약복용이나 흉악 범죄를 저지른 의대생의 경우 원천적으로 면허시험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

셋째, 진료영역(scope of practice)을 구분하거나 제한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면허를 취득하기 전이나 의사가 된 후 저지른 Unprofessional behavior에 대해 만약 자신의 범죄에 대해 철저한 반성과 회복이 된 사람들에 대해서는 의학연구나 환자를 직접 진료하지 않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은 허용하지만, 환자를 직접 진료하는 과를 선택하지 못하게 하는 합리적인 규정이 만들어져 한다.  

위에서 열거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체계적이고 실제적인 면허관리가 필요하다. 다른 나라의 경우 면허를 예비면허와 정식 진료면허로 구분하는 면허관리체계를 운영해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고 있다. 의과대학을 졸업하면 예비면허(provisional licence)를 주고, 일정기간 임상실습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진료의사로서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만 진료를 할 수 있는 정식 진료면허(practice licence or full licence)를 주고 있다. 일명 의사면허등록법(Licence Registration Acts)이다. 

의사면허등록법을 통해 외국의사(foreign doctor)에 대한 진료허용(temporary licence) 여부도 함께 관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환자의 안전을 위해 의과대학 졸업 후 예비의사면허를 준 후 실제적인 진료역량을 갖추도록 일정기간 임상실습을 마친 사람에 한해서 정식진료면허를 부여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의사면허 등록법이 도입되면 예비의사면허로는 진료를 할 수 없고, 정식진료면허를 가진 사람만 진료를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다른 나라처럼 소속 지역의사회를 통해 의사협회에 면허신고를 하게 돼 의사면허 소지자와 실제 진료를 하고 있는 정확한 의료인력 파악이 가능해진다. 더 나아가 의학교육과 수련관련 부분, 의료일원화 부분까지 연쇄적으로 정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자 안전과 안정된 면허관리를 위해 의사면허관리법 도입을 고려할 때다.

■ 칼럼과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침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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